지금 중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나
지금 중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나
  • 경남일보
  • 승인 2012.05.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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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선 (객원논설위원·사천문화원장)
우리는 지금 지극히 강대한 두 체제와 상대하면서 살고 있다. 하나는 자유자본주의 경제체제의 미국이고 다른 하나는 일당독재 체제의 중국이다. 미국은 건국 이후 우리가 살아가는데 모든 것을 모방한 모델이지만 그 자체가 완전한 것이 아니어서 언제 어떤 상황으로 우리를 몰아가게 될지 모른다. 번영의 시발점이 됐던 나라임에도 이미 여러 차례 우리를 시련의 와중으로 몰아넣은 경험을 갖고 있는 것이 미국이다. 우리는 미국모델에서 1997년 IMF로 매운 맛을 경험했고 2008년 미국의 금융파동 여파로 엄청난 시련을 겪었다.

중국은 1992년 수교 이후 가장 중요한 무역파트너로 자리 잡았으나 일당독재의 정치체제로 말미암아 우리가 상대해야만 하는 북한과 관련해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미국과는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해 진행 중이고 중국과는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추진 중에 있다.

그런데 중국은 미국 다음으로 강력한 경제대국으로 올라섰음에도 정치적으로는 후진국 수준에 머물러 있으면서 인권이 전혀 없는 나라다. 지난달 27일 시각장애인이면서 인권변호사인 진광성(陳光誠)이 가택연금에서 탈출해 북경의 미국대사관으로 탈출한 사건이 발생했다. 진광성은 비인간적인 산아제한 정책을 비롯한 중국의 반인권 실태를 끈질기게 비판해 국제적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4년 3개월간 감옥생활을 하다 2010년 이후 고향인 산둥성 가택에 연금돼 왔다. 경제대국이라는 중국에서 어째서 아직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건국(1949년)이후 모택동 등 1인을 정점으로 하는 피라미드 권력구조를 유지해 오던 중국은 2002년 호금도-원가보 체제가 출범하면서 권력구조에 변화가 발생해 강택민이 군사위원회 주석직 퇴임을 거부하면서 강력한 섭정체제로 이어졌는데, 이후 호-원을 정점으로 하는 공청단파와 강택민의 상해방파, 당·정·군 원로 2, 3세인 태자당파 등 3대 세력 간의 균형체제로 개편됐다. 8000만 명의 당원을 거느리고 있는 중국공산당은 의결기구로 중앙위원회를 두고 있다. 2007년 10월 제10차 당 대회에서 204명의 중앙위원을 선출했고 이들이 또 선거를 통해 25명의 정치국원을 뽑았으며 여기에서 다시 9명을 상무위원을 선출해 집단지도체제를 구성했다. 9명의 상무위원은 서열이 매겨져 있고 각자 맡은 분야의 최고 결정권자가 된다.

진광성을 가택에 연금한 사람이 9명의 상무위원 중 한 사람인 중앙정법위 서기 주영광이다. 주영광은 서열은 낮지만 공안과 검찰, 법원, 무장경찰, 국가안전부 등을 맡아 고위 인사들의 비위와 비리는 물론 인민들에 대한 인권을 탄압하는 중앙권력기구이다. 지난 2월에는 권력의 핵심에서 전권을 휘두르던 왕립군이라는 인물이 미국 영사관으로 피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4월 23일 신화통신은 ‘악성종양을 제거해야 한다’는 호금도의 문장을 발표했는데 이 글에는 “당의 악성종양을 제때 발견하고 제거해야 하며, 불합격한 당원에 대해서는 조직에서 제때 처리해야 한다”는 표현이 나온다. 총리 원가보가 지난달 ‘문화대혁명이 다시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이 같은 일련의 사건들은 지금 중국에는 심각한 권력투쟁이 진행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신의주가 마주보이는 단동 쪽의 압록강 철교변에 6·25전쟁 때 중국 병사를 거느리고 이 다리를 건너 이른바 인해전술에 참가했던 팽덕회의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대항하고 조선을 도움)를 기념하는 비문이 새겨져 있다. 그들의 도움으로 되살아난 북한은 지금 중국과 비슷한 독재체제에다 삼대 권력세습을 이어내리고 있다. 며칠 후엔 세 번째 핵실험을 한다고 한다. 남한을 향해 ‘복수의 총대로 무자비하게 짓뭉개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중국의 권력암투는 후진국 수준에서 조금도 나아진 것이 없다. 그들이 정치체제를 개선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우월주의다. 그 우월주의와 인권부재 상태는 그대로 북한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가 중국에 관심을 갖는 것은 여러 분야에서 그들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우리 경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우리의 의도대로 북한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나라가 중국이다. 글로벌 경제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중국이 세계의 지도국이 되려면 먼저 인권상황부터 개선하고 정치체제를 개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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