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기 (맥학원 원장)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고3 어느 교사의 말을 빌리면 올해 진주시내 인문계 고교 10개 학교의 전체 서울대 입학생 수는 20명이 채 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서울대 합격자를 단 한 명도 배출하지 못한 고등학교도 더러 있다고 한다. 며칠 전 어느 신문의 서울대 합격생을 8명 이상 배출한 고교의 명단에 진주의 인문계 고교이름은 보고 또 보아도 어디에도 없었다. 올해 7명, 5명 보낸 고등학교가 최고라고 한다.
200에서 20. 이럴 때 격세지감(隔世之感)·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표현을 여기에 써야 하는 게 아닐까. 물론 서울대만이 능사는 아니다. 진주에도 경상대·진주교대·경남과기대 등 좋은 대학이 많지만 세속적인 기준으로 따지자. 아직도 누가 좋은 대학에 입학하면 동네 어귀와 출신고, 다닌 학원에 현수막이 붙는 자랑거리이다.
수시선발에서는 논술이 중요하다. 그런데 이 논술이 장난이 아니다. 논술을 가르치는 사람도 어려워하는 수준이다. 대학입시 전형도 너무 복잡 난해하다. 어느 한가한 사람이 세어보니 3천 몇 가지나 된다고 한다. 이제는 수험생의 노력에다 부모의 정보력, 게다가 부모의 경제력에 달렸다는 말까지 있다.
얼마 전 진주시에서 진주아카데미를 시작하며 입시설명회를 개최했다. 앞으로 이런 정보를 제공하는 유익하고 유쾌한 자리가 확대됐으면 좋겠다. 뜬구름 잡는 추상적인 입시설명회가 아니라 구체적으로 정보를 제공해 주는 설명회 말이다. 또 수능만 쉬워지면 되는 것이 아니라 논술도 쉬워져야 한다. 논술이라는 이름으로 본고사를 치르는 대학을 제재해야 한다. 농어촌특별전형, 지역균형 선발전형 등이 생색내기가 아니라 더더욱 확대돼야 한다. 개천에서 미꾸라지도 나고 용도 났으면 좋겠다. 교육도시 진주에는 개천보다 꽤나 큰 남강이 흐르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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