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크레바스’ 10년, 우울한 노후
‘은퇴 크레바스’ 10년, 우울한 노후
  • 경남일보
  • 승인 2012.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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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고문)
만 55세에 은퇴하면 만 60세에 수령하는 국민연금을 5년간 기다려야 하는데 이를 금융계에서는 ‘은퇴 크레바스(Crevasse)’라고 부른다. 산악인들을 위협하는 빙하의 깊은 균열처럼 빠지면 헤어 나오기 힘든 상황을 의미한다. 국민연금 관련 규정이 개정돼 2013년부터는 연금수급 연령이 65세 때까지 순차적으로 은퇴 크레바스는 10년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만약 100세 시대가 도래 한다면 은퇴자의 대부분이 은퇴 직후 10년과 마지막 생애까지 20여년을 합쳐 30여년을 무일푼으로 지내야 한다는 우울한 전망이다.

▶‘은퇴 크레바스’ 기간 동안 소득이 없는 마(魔)의 시대라고도 한다. 만 55세에 은퇴할 경우 만 60세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은퇴 크레바스’가 5년이다. 그러나 2013년부터 연금 수급연령이 5년마다 한 살씩 늦춰진다. 1969년 이후 태어난 사람은 만 65세가 돼야 국민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결국 ‘은퇴 크레바스’도 10년으로 늘어나게 된다.

▶대부분의 보통사람에게 은퇴는 ‘일자리를 잃고 생활비 걱정에 시달리기 시작하는 때’다. ‘은퇴 크레바스’, 은퇴 직후 국민연금 수령 때까지의 소득 공백기가 은퇴 설계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막연히 노년기 재무계획만 짜다 정작 은퇴 직후 소득이 뚝 끊기는 구멍이 생기는 경우가 적잖다. 더구나 은퇴로 소득은 크게 줄어드는데 자녀 결혼자금 등으로 지출은 오히려 는다.

▶이젠 100세를 기대수명으로 사는 시대가 됐다. 수입이 은퇴 후 늘어난 수명을 준비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데 있다.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부머로 알려진 50대들의 은퇴는 그야말로 ‘우울한 노후’를 예고하고 있다. 사회적 격변기에 태어나 부모를 공양하고 자녀들에게 교육, 혼사 등에 투자 하느라 자신을 돌볼 틈이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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