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선 (객원논설위원)
‘잔잔한 남해바다 사천만을 둘러드니/와룡산 정기품은 도화장시 명당 터라’로 시작되는 ‘사천 팔경가’는 남일대 상비석은 푸른 물결 품어 있고/민재봉 철쭉꽃은 오월 하늘 더욱 붉어/은가루를 뿌렸는가 실안에 비친 낙조/삼창대교 비낀 하늘 은하수를 걸쳐 있고/선진성에 만개한 벚 임진란의 혈흔인가/동산에 뜬 둥근달은 사천읍성 비춰 있고/봉명산 다솔사는 만산홍엽 펼쳐 놓고/비토개펄 푸른 물은 수궁가를 읊어내고/…… 판소리 명창으로 아름다운 사천의 자연경관을 풀어낸다.▶2010년을 시작으로 조선시대 과거를 재현한 ‘사천구암제’는 올해로 세 번째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행사를 주관하는 사람으로서 가장 마음 쓰이는 것은 시제(詩題)로서 응시자들의 호응을 받아내는 일이다.
▶‘추모 구암 이정 선생’, ‘위재 충무공 사천해전’에 이어 올해는 ‘송 사천팔경’을 7언율과 7언배율로 제시했는데 33명의 당선자 중에서 10명이 배율을 써냈다. 이들이 다듬은 사천의 한시 풍경은 자신과 아울러 길이길이 사천을 빛낼 것이다.
▶꽃피는 계절 사천을 찾아오니/산하 도처가 기이한 경치로세/삼포대교는 창섬에 이어 있고/민재봉 철쭉꽃은 호수에 비쳐 있네/실안 낙조 저문 어부 노래소리 들려오고/다솔사 우는 종은 독경소리 생각나네/와룡산 짙은 수풀 그림의 명소인데/활 쏘는 관덕정은 궁사들의 낙원일세/남일대 상비석은 하늘 그린 작품이고/비토의 개펄 역시 아름다운 지세일세/사천이라 국제관광 명승지에/세상사람 모여듦을 반드시 기약하네/ 泗陽尋訪節花時/到處山河景絶奇/三浦大橋連陸海/旻峰紅?映壺?/實安落照漁歌聞/率寺鳴鐘梵唱思/臥岫墨林圖畵所/德亭弓手樂園基/逸逸象石能天作/飛兎尼田亦地宜/國際觀光名勝域/世人遝至必然期. 장원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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