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지배한, 돈에 지배된 그들의 집착
돈을 지배한, 돈에 지배된 그들의 집착
  • 강민중
  • 승인 2012.05.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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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진출, 임상수 감독작품
돈의 맛

<감독:임상수/ 출연: 김강우, 백윤식, 윤여정, 김효진, 온주완, 마우이 테일러, 권병길, 황정민/ 상영시간:115분/ 관람등급:청소년 관람불가/ 장르:드라마/ 제작국가:한국>

대한민국을 돈으로 지배하는 재벌 백씨 집안의 탐욕스러운 안주인 ‘금옥’

돈에 중독되어 살아온 자신의 삶을 모욕적으로 느끼는 그녀의 남편 ‘윤회장’

백씨 집안의 은밀한 뒷일을 도맡아 하며 돈 맛을 알아가는 비서 ‘영작’

그런 ‘영작’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며 다가가는 장녀 ‘나미’

‘돈의 맛’은 제 65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 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전 세계 어디를 막론하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가장 큰 화두인 ‘돈’과 ‘섹스’에 대해 거침없이 노골적인 이야기를 해온 임상수 감독의 신작에 대해 세계 최고 권위의 칸 국제영화제에서도 일찍부터 큰 관심을 보인 것으로 보인다. 그간 내놓는 작품마다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최고의 이슈메이커로 자리매김한 임상수 감독의 사회를 바라보는 냉소적인 시선은, 이번 영화에서 ‘돈’이라는 매개로 재벌 가를 향하며 더욱 세련되고 깊어졌다. 함께 작업한 김강우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아주 날카로운 시선을 가지고 있다. 어떤 때는 진짜 현미경 같은 느낌”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그가 작품을 대하는 태도는 더 진지하고, 치밀해 졌다. ‘처녀들의 저녁식사’에서 보여준 性에 대한 솔직함, ‘바람난 가족’에서 보여준 파괴된 가족관계에 대한 비판, 그리고 전작 ‘하녀’에서 보여준 최상류층의 화려함 속에 숨겨진 붕괴된 도덕의식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 등 그 동안 작품에서 그가 던져온 정치, 섹스, 돈에 대한 화두들이 ‘돈의 맛’에서 더욱 깊이 있게 확장되어 가장 임상수 감독다운 영화가 탄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소위 대한민국 최상류층이라 불리는 재벌 가 인물들의 화려한 외피 속에 숨겨져 있는 더러운 욕망들이 영화에서 임상수 감독 특유의 에로티시즘으로 묘사된다. 돈의 맛에 빠져 스스로 모욕적인 삶을 살아왔다 자책하던 ‘윤회장’(백윤식)은 마지막 사랑으로 ‘하녀’를 택하며 그녀와의 육체적 관계를 가진다. 또한 재벌 가의 표독스런 안주인으로 세상을 쥐락펴락하는 ‘백금옥’(윤여정)은 그녀의 비서 ‘주영작’(김강우)의 젊은 육체를 탐하며 그를 품는다. 본인이 원하는 건 뭐든 손에 넣고 자라온 재벌 2세 ‘윤나미’(김효진) 또한 그녀의 어머니와 마찬가지로 남자 ‘주영작’에게 육체적 갈망을 느끼며 그의 품 속을 파고 든다. 이처럼 위험한 관계를 맺는 인물들의 에로틱한 관계 묘사를 통해 훔쳐보고, 질투하고, 분노하고, 절망하는 인간 본연의 드라마틱한 감정묘사를 펼치며 숨막히는 서스펜스를 선사한다.

강민중기자 jung@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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