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기싸움 재개…국면전환할까
북-미, 기싸움 재개…국면전환할까
  • 연합뉴스
  • 승인 2012.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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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위간부 평양방문설 이어 北 '3차 핵실험 자제' 움직임
지난달 북한의 장거리 로켓 '광명성 3호' 발사이후 경색돼온 북핵 국면에 미묘한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우선 관련국들의 움직임이 분주하고, 나름대로 설득력있는 관측들도 돌고 있다.

미국 고위관리의 비밀리 평양행 얘기가 나오더니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한국과 중국, 일본을 돌며 핵심 현안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중국 방문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북한은 22일 '핵실험 자제' 방침을 이미 수주일 전에 미국에 통보했다고 밝히고 나섰다.

미 고위관리의 평양방문 얘기는 최근 한국내에서 제기됐다.

북한이 광명성 3호를 발사하기 1주일 전인 4월7일 오전 괌에서 출발한 미 국방부 소속 보잉 737기가 한국 영공에 접근했으며, 이 항공기에는 미국 고위 관계자를 포함한 대표단이 타고 있었다는 것. 이 항공기는 당일 평양을 빠져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외교가의 관심은 이 항공기에 누가 타고 있었느냐이다. 일각에서는 데이비스 특별대표가 타고 있었다는 관측을 제기했다.

하지만 책임있는 한 소식통은 22일(현지시간)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평양에 가지 않았다"고 확인했다.

이에 따라 조지프 디트라니 미 국가정보국(DNI) 산하 국가비확산센터(NCPC) 소장이 시드니 사일러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북한담당관 등과 함께 북한을 방문했을 것으로 다른 소식통이 전했다.

사일러 북한담당관은 현재 데이비스 특별대표와 함께 중국을 방문중이다. 또 디트라니 소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대북 전문가이다.

누가 갔든 북미 양측이 지속적으로 접촉선을 유지해왔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어 보인다. 핵심 라인은 역시 `데이비스-김계관'이다.

데이비스 특별대표와 북한의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2월23∼24일 베이징(北京)에서 회동해 비핵화 사전조치 이행과 대북 식량(영양) 지원을 고리로 한 '2.29합의'를 도출해냈다.

그러나 북한은 곧바로 광명성 3호 발사를 예고했고, 미측은 유엔 대북제재결의 위반이라며 2.29 합의 무산을 경고했다.

이 즈음 김계관 제1부상은 데이비스 특별대표에게 편지를 보냈다. 김 제1부상은북한측의 장거리 로켓 `광명성 3호 위성' 발사계획 발표 직후인 3월20일 보낸 편지에서 "위성 발사 이후의 상황을 수습하는 방안을 서로 논의하자"며 이른 시일내 만남을 제안했다.

이렇게 보면 4월7일 미 고위관리의 평양행은 북한측에 '설득과 경고'를 보내기 위한 미 정부의 조치로 풀이된다.

하지만 북한은 4월13일 광명성 3호 발사를 강행했다. 미 고위관리의 평양방문이사실이라면 그의 임무는 성공하지 못한 셈이다. 다만 북한측으로부터 광명성 3호 발사의 이유 등에 대해서는 상세한 설명을 들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외교가의 시선은 이제 다른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북한이 최근 상당히 긍정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핵실험 자제' 발표는 물론이고 2.29 합의를 이행하려는 의지가 엿보이는 언행을 자주 하고 있다.

북한은 평화적 목적의 위성발사와 군사적 목적의 핵실험의 차이를 강조하며 미국을 향해 "2.29 합의 이행을 포함한 협상을 재개하자"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22일 베이징에서 중국측 고위인사들과 만난 뒤 기자들에게"현재 북한이 해야 할 일은 진정성을 보이면서 그들이 이행할 약속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양측이 그동안의 접촉을 바탕으로 향후 접점을 찾을 수 있는 행동에 나선다면 광명성 3호 발사로 무산된 2.29 합의의 이행 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다는 논리가 성립되는 상황이다.

현재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북미 양측 사이에서 상당히 적극적인 중재활동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버락 오바마 행정부도 한반도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필요성이 있다.

관련국들의 이해가 맞아 떨어질 경우 국면 전환 가능성이 모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우리의 자위적인 핵억제력은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계속되는 한순간도 멈춤 없이 확대강화될 것"이라며"우리의 평화애호적인 노력에도 미국이 계속 제재압박 놀음에만 매달린다면 우리도 부득불 자위적 견지에서 대응조치를 취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핵실험의 '실지 행동 자제'도 당분간 유효한 것이며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 강행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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