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금·장시간 노동으로 고통…대책 절실
병원, 요양시설, 가정 등에서 환자들의 손발이 돼 주는 간병사, 요양보호사들이 근로기준법의 사각지대에서 초저임금ㆍ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병ㆍ요양보호사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경남대책위’는 29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회견을 갖고 “최저임금도 지켜지지 않고 하루 최장 24시간 노동에 고통받고 있는 ‘돌봄노동자’ 대책을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가 지난해 연말 돌봄노동자 1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장기 요양보험이 실시되는 요양시설을 제외한 84%가량이 특정업체에 소속돼 파견근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급성기병원 근무자의 95%는 간병협회라 불리는 유료소개소에 소속돼 있었다. 간병협회에 소속돼 근무하는 경우 업체에 많게는 16만원의 가입비와 월 10만원의 회비를 내고 있다고 대책위는 공개했다.
근무시간 또한 사회적 기업과 같은 비영리부문 근무자는 대부분 월 6∼8일의 휴일이 보장된다. 하지만 유료소개소 소속인 경우 70%가량이 365일 계속 근무를 하면서 특별한 일이 있을 경우 자비로 대체인력을 구해 놓고 쉬어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
급여의 경우 창원지역 기준으로 12시간 근무시 하루 4만5000원, 24시간 근무시 6만5000원∼7만원으로 심야 야간수당 등을 고려한다면 시급 2000원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행 최저임금 4580원의 절반가량에 불과하다. 이 같은 돌봄 노동자는 전국적으로 40여만 명에 이르고 있다.
대책위는 이에 따라 병실당 3∼4명의 간병인들이 교대로 환자를 돌볼 수 있도록 경남도가 실시 중인 ‘보호자 없는 병원’ 방식을 전면 실시할 것을 정부와 노동부에 요구했다.
대책위는 ▲돌봄노동자에 사회보험을 전면 적용 ▲간접고용ㆍ단기계약 폐지하고 정규직화 ▲돌봄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하고 노동법을 적용할 것 등을 함께 촉구했다.
한편 경남지역 노동단체, 시민사회단체, 정당 등은 간병 요양보호사의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지난해 11월9일 경남대책위를 발족하고 1000인 서명운동, 토론회, 노동환경 실태조사 등을 벌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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