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현 (편집부장)
지리산 둘레길 전체가 지난 25일 개통됐다. 경남 함양군(23㎞)·산청군(60㎞)·하동군(68㎞), 전북 남원시(46㎞), 전남 구례군 (77㎞) 등 3개 도, 5개 시·군(20개 읍·면), 117개 마을을 잇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숲길이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5여년에 걸쳐 조성된 지리산 둘레길의 총 거리는 무려 274㎞에 달한다. 코스도 다양하다. 숲길 43.8%, 농로 20.8%, 마을길 19.9%, 임도 14%로 구성돼 있다. 그래서 단번에 국내 최장의 도보길(트레킹) 코스로 자리매김했다.▶‘둘레길’이라는 말은 둘러 간다는 뜻에서 생긴 단어이다. 사전적 의미를 보면 거주지역, 명소 따위의 주변에 난 길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둘레길이 우리들에게 다가오는 의미는 다르다. 근대화·도시화 과정을 거쳐 오는 동안 우리 모두의 마음은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져 있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너무나 큰 상처들을 안고 살아가고 있다. 지금 둘레길은 피폐해진 마음에 한가닥 여유를 찾을 수 있게 하는 치유길이라는 의미로 우리에게 다가서고 있다.
▶지리산과 마을, 마을과 들판, 마을과 마을, 사람과 사람을 잇고 있는 지리산 둘레 700리길. 각박한 일상에서 벗어나 지리산 둘레길을 느린 걸음으로 걸어 보자. 그동안 너무나 바쁘게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사회는 불신과 갈등, 대립과 대결의 험로를 걸어 왔고, 지금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리산 둘레길은 소외된 지역과 마을, 사람을 잇는 길이다. 이참에 지리산 둘레길을 걸어 봄으로써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둘레를 둘러보며 나눔을 실천하고 모두가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진정한 삶의 길을 찾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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