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24일 작가와의 만남, 산길걷기 등
마을과 조금은 동떨어진 고즈넉한 산속에 위치한 이병주문학관(하동군 북천면 직전리 소재)에서 시끌벅적 전혀 색다르고도 푸짐한 문학행사를 연다. 대학생들이 낮에는 문학관 강당에서 이 시대 최고의 시인, 소설가, 연극배우들을 만나고, 저녁에는 물고뱅이 체험마을에 가서 문예창작학과 교수들과 편집자, 작가들이 직접 멘토링을 하는 조별 모임을 가진다.
이튿날은 배낭에 시집과 도시락을 집어넣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다솔사 뒤 봉명산 산길을 걸으며 작가들과 문학을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병주문학관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 솔직히 욕심을 좀 냈다”고 했다. 이를 테면 ‘작가와의 만남 문학 멘토링 산길걷기’ 3종 세트, 이 중 하나만 가지고도 충분히 좋은 행사를 치를 수 있지만, 3가지를 한꺼번에 묶었다는 것. 게다가 주목할 것은 ‘특별보너스’란다.
연극 ‘오구’로 잘 알려진 이윤택 감독이 직접 와서 ‘문학과 연극’에 관해서 설명을 하고, 그의 ‘연희단거리패’ 배우들이 초청 시인과 소설가의 작품을 몸으로 표현한다.
문학행사가 시중의 상품도 아닌데 굳이 왜 ‘3종 세트에 특별보너스’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말할까. 문학관 측의 설명은 재밌다.
이병주문학관이 이번에 의욕을 가지고 기획한 문학행사의 초청 작가는 최근에 작품집을 낸 장석남 시인과 김서령 소설가다. 미당문학상, 현대문학상, 김수영문학상을 수상한 장석남 시인은 미당과 백석의 뒤를 잇는 한국 서정시의 적자로 불린다.
통술에 통뼈에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시인이다. 장석남 시인이 추천한 김서령 소설가는 ‘역전다방’으로 현대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장, ‘어디로 갈까요’, ‘티타티타’, ‘캣캣캣’등의 소설집을 낸 한창 물이 오른 젊은 작가다. 만만찮다는 말이다.
조별 문학토론엔 최영철 시인, 조명숙 소설가, 전동균, 장철문 시인 등 쟁쟁한 현역 교수와 작가가 출동한다. 보조자들도 만만찮다. 지역의 일급 시인들이 대거 출연한다. 이튿날 봉명산 산길 걷기에는 장석남, 김서령, 전동균, 장철문, 성선경, 박서영, 유홍준 시인 등이 총 출동하여 참가자 및 일반시민들과 함께 걷는다. (물고뱅이마을-시루떡바위-보안암-깨사리재-문학관)
가르치고 배우고는 별 재미가 없다. 별이 빛나는 밤에 산골 문학관에서 푸짐한 이야기와 술과 안주를 놓고 한 판 멋지게 놀아보는 것. 그리고 만나고 싶었던 작가들과 푸른 산길을 걸으며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보는 것, 그것이면 충분하다.
23일부터 24일, 양일간 치러지는 이번 행사에 참가비는 없으며 ‘작가와의 만남’과 ‘산길걷기’에는 일반인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이번 캠프엔 전국의 대학생 선착순 30명이 그 대상이다. 진주역에서 북천역까지 기차를 타고 오갈 수 있도록 행사 시간을 맞췄다. 접수 마감은 15일까지다. 문의) 055-882-2354. 010 - 4258 - 7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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