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과 비교되는 일본의 역사교육
독일과 비교되는 일본의 역사교육
  • 경남일보
  • 승인 2012.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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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일 (경해여고 교사)
1970년 12월 7일 빌리 브란트 당시 서독 총리는 폴란드를 찾아 나치 독일에 학살된 유대인 위령비 앞에서 겨울비가 오는 가운데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눈물을 흘리며 나치가 저지른 전쟁범죄에 깊은 사죄를 표명했다. 이것은 독일의 반성과 사죄를 마침내 세계가 인정하는 계기를 만들었던 유명한 장면으로서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브란트 총리가 보인 것은 결코 위선이 아니었다. 나치 전범에 대해서는 공소시효를 없애면서 집요하게 추적해서 재판에 회부했고 피해국과 개인에 대한 배상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보였으며 특히, 그들의 역사교육에서 독일 정부와 국민에게 깊이 배어 있는 사죄의 진정성을 확인할 수 있다.

독일에서는 나치가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 즉, 홀로코스트를 부정하는 사람은 범법자가 된다고 한다. 독일의 한 홀로코스트 기념관에는 ‘망각은 망국에 이르고 기억은 구원의 비결이다’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한마디로 잘못된 역사를 철저히 반성하는 것이다.

그들은 역사적 현장들은 잘 보존해서 만천하에 공개하고 있으며 교과서에는 그들의 잘못된 역사를 왜곡 없이 세세하게 기술하면서 특히, 해당교과의 교사가 나치 독일이 잘못된 역사였음을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다면 무거운 처벌을 받도록 법에 명문화되어 있다고 한다.

이런 독일과 극명하게 대조되는 것이 일본이다. 일본의 역대 총리 대부분이 2차대전 당시 A급 전범 등의 위패가 안치돼 있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있으며, 교과서의 내용을 왜곡하면서 잘못된 역사를 잘못된 역사 교육으로 덮으려 하고 있다.

일본은 한반도와 중국 등지의 침탈과정에서 을미사변과 관동대학살, 만주사변, 남경대학살 등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질러 왔다. 하지만 그들은 아직도 진정성 있는 사죄를 하지 못하고 역사를 왜곡하면서 그들의 만행을 숨기고 있다. 이렇게 반성하지 않는 저들의 오만한 태도는 피해 당사국에게는 더할 수 없는 배신감과 분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당당하지 못하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는 식의 일본의 역사 교육은 분명 시작부터 잘못된 것이고, 어쩌면 선량한 일본인들마저 눈을 감겨 일본인 모두를 공범으로 몰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작년엔 일본 쓰나미의 불행 앞에서 역사의 상처도 뒤로한 채 동정하고 지원했지만 결과는 독도문제에 대한 교과서의 역사왜곡으로 돌아왔다. 최근엔 한 NGO단체가 일본군 위안부들을 위한 박물관 건립에 우리 정부가 일정액을 지원한 것을 두고 생떼를 썼다고 한다.

개인이든 국가든 잘못된 행동에 용서를 구하지 못하고 오만한 행동을 보인다면 고립을 면치 못할 것이고, 어려움에 처할 때면 다시는 구원의 손길을 얻을 수 없다. 그리고 천재(天災)든 인재(人災)든 그 업보(業報)는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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