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기쁘니 나도 기쁩니다
당신이 기쁘니 나도 기쁩니다
  • 경남일보
  • 승인 2012.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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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주 (진주시의원, 기획경제위원회 간사)
“당신이 기쁘니 나도 기쁩니다.”

단 12음절로 이루어진 이 글은 필자가 가장 최근에 받은 편지의 내용이다. 얼마 전 경남시군의회의장협의회에서는 각각의 객관화된 항목별 평가 결과를 토대로 하여 가장 많은 점수를 받은 17개 시·군 16명의 의원에게 지방의정 봉사상을 수여하였다. 사실상 이것은 2년 동안 각 의원들의 상반기 의정활동을 총결산하는 시상식이었는데 외람되게도 우리 진주시에서는 필자가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예를 안게 되었고 이 소식이 조금씩 알려지자 그동안 애정어린 눈빛으로 지켜보고 계셨던 지인들의 축하전화와 함께 따스함이 묻어나는 격려의 응원 메시지가 하나하나 도착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그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편지 한 통이 있었다. 한 눈으로 슬쩍 보아도 직접 먹을 갈아 붓글씨로 쓴 글임을 알 수 있는 편지 한 통. 아니나 다를까? 곱고도 정성스럽게 접혀진 은은한 연두빛의 편지지를 펼치는 순간, “아! 이것은…”

비록 12음절의 가장 짧은 내용의 편지였지만 그것이 나에게 전해지는 감동의 물결은 하루종일 나를 가장 긴 여운으로 미소짓게 만들었다.

“당신이 기쁘니 나도 기쁩니다.”

사실 이 말은 내가 평소에 나 스스로를 다스릴 때 자주 쓰는 말이고 또 주변 지인들에게 즐겨 인용하는 말이다. 언제나 지금처럼 당신의 기쁨이 진정한 나의 기쁨이 될 수 있도록 하는 변함없는 마음을 갖게 해달라고 나에게 주문처럼 외우고 다니는 말. 이렇듯 세상 모든 사람들의 마음 속에 기쁨과 감사의 마음만 가득 차 있다면 대립과 반목이란 말도 사라지게 될 것이요 당신을 분노케 할 일도 없을 것이며 이유없이 당신을 흔드는 일도 당신을 잠 못 들게 하는 일도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가끔씩은 이러한 마음들이 평정심을 잃고 술렁일 때가 있다. 의회의 기능상 정당정치의 현실과 맞닥뜨려질 때는 나 아닌 당신이 느끼는 것에 대해서 이유있는 항변을 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는 것이다.

아직도 우리 사는 세상엔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프고, 내 눈에 든 들보 보다는 남의 눈에 든 티끌 보기’에 더 급급해 하는 사람들이 있으니 왜냐고 물어보면 특별한 이유도 없으면서 그냥 그렇게 마음이 움직인다 그냥 그러는 것이 맞는 것 같다는 막연한 궤변으로 자기합리화를 시켜 나간다. 남의 잘못은 샅샅이 캐내고 들추어 내면서 자기의 잘못에는 ‘그럴 수도 있지 뭐’하고 관대하게 넘어가려는 사람. 내가 아니면 너도 하지 말고 아무도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등….

제자들과 묻고 답하기를 좋아하는 공자는 어느날 제자인 자공(子貢)과 함께 자리를 했다.

“선생님, 군자(君子)도 미워하는 것이 있습니까?”

공자가 대답했다. “군자도 미워하는 것이 있느니라. 남의 나쁜 점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을 미워하고, 아랫자리에 있으면서 이유없이 윗사람 비방하기 좋아하는 사람을 미워하고 ,용기는 있지만 예(禮)가 없어 어지러운 사람을 미워하며, 행동에는 과감하지만 꽉 막혀 융통성이 없는 사람을 미워 하느니라.”

제자에게 성실한 답변을 하는 공자는 군자(君子) 역시도 보통 인간의 경지임을 말해 주면서 우리와 같은 보통 사람들의 모습이 어떤 모습인지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의 모습이 이러하다 할지라도 우리는 좀 더 진지한 자세의 서로에 대한 배려 속에서 서로를 통해 사랑하는 법을 배우고 서로를 통해 진심으로 기뻐하는 방법을 배워나가야 하지 않을까?

“ 당신이 기쁘니 나도 기쁩니다.”

지금 대한민국 국회와 지방 의회에서는 진정 당신과 내가 시민들의 기쁨을 위해 함께 기뻐할 준비가 되어있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곰곰이 생각할 때다.노병주 (진주시의원, 기획경제위원회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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