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의 역학이야기 <통일의 꽃 종북 좌파>
이준의 역학이야기 <통일의 꽃 종북 좌파>
  • 경남일보
  • 승인 2012.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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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강살
“변절자 새끼들” 임수경이 백요섭에게 내뱉은 말이다. 나는 순간 ‘아! 괴강!’이라는 생각이 확 스쳤다.

습관적으로 얼른 명조를 훑어보니 임수경은 역시나 경진(庚辰) 일주의 괴강이었다. 흠흠 사주팔자의 기질을 벗어날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의 한계, 사람이란 그저 자연 속에서 꼼지락거리며 살아가는 하나의 모습일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그리고 불쌍하게도 변방적 의식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우리 사상(思想)의 처지가 한층 서럽다. 우리는 언제쯤 이 땅 위에서 당당한 주인으로 중심의식을 갖고 살아갈 수 있을까? 기독교의 본토보다 우리나라의 개신교도들은 패악에 가까운 광신도가 된다. 예수의 사랑과 온유를 그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다. 불교의 본토보다 우리나라의 불교는 광적 집착이다. 철저한 무(無)와 공(空)의 해맑음도 빙그레 미소 짓는 자비(慈悲)도 없다. 그저 내 패거리 외에는 박살내 버려야 한다. 공자의 본토보다 우리의 유교는 미친 듯이 형식에 엉겨 붙는다. 관계의 여유가 없다. 이처럼 우리에게 오면 모든 것들은 극단적으로 치닫는다. 그리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이 과정에 거의 어김없이 괴강 사람들의 열혈 헌신이 있다.

민주통합당 비례대표 임수경 의원이 지난 1일 한 식당에서 탈북청년연대 사무국장 백요셉(28)에게 “변절자 새끼들”이라고 해 세론(世論)이 뜨겁다. 이들은 미제국주의의 꼭두각시 놀음을 하고 있는 남한 괴뢰정권을 까부수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으며, 반면 많은 이들은 3대 세습과 극악한 인권탄압과 허기와 굶주림에 허덕이는 광적집단에 어이없이 목매달고 있는 종북좌파 빨갱이 새끼들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으로 치를 뜬다. 그리고 대한민국 체제를 철저하게 부정하는 놈들이 대한민국 체제가 주는 세비를 받아먹으려는 현실을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서로 대비되는 극단적 집착과 극단적 적개심의 발현이 괴강의 특성이다. 괴강은 그 마음에 한번 장착된 생각을 바꾸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리하여 좋은 마음, 좋은 사상을 장착한 괴강의 사람은 변함없는 모습으로 평생 동안 한 방향으로 줄기차게 나아가 열혈 애국지사가 되기도 하고, 지조 있는 학자나 선비가 되며, 훌륭한 고관대작 장군이 되기도 하고, 굉장한 재벌이 되어 많은 이들을 행복하게 해 주기도 한다. 하지만 한번 비뚤어진 생각에 내리꽂힌 괴강의 사람들은 평생 동안 고독 색난 우울 적개심 등으로 사람관계를 해치며 냉소와 자학으로 살아간다. 그리고 웬만해서는 이런 성향은 잘 바뀌지 않는다. 또 외로움으로 치매에 들 확률도 높다. 이런 괴강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첫째, 진과 술의 시간적 공간적 위상에서 발현되는 특성이다. 진(辰)은 인묘진 사오미라는 양권 세월·공간의 중심부에서 양권 세월을 조절하고 있다. 술(戌)은 신유술 해자축이라는 음권 세월의 중심부에 있다. 진은 온갖 꽃이 만발한 춘 3월이며 동남방의 중간이고, 술은 오곡백과 무르익어 땅에 묻히는 음력 9월이고 서북방의 중심이다. 이처럼 진과 술은 모든 세월과 공간의 중원을 장악하고 있으니 저절로 강력한 중심기운을 발현하게 된다. 즉 남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고집만 피운다는 것이다. 괴강의 사람들과 얘기하다 보면 숨이 막힐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둘째, 양권 세월은 확산, 팽창, 원리, 이론 등의 추상성을, 음권 세월은 수렴, 응결, 물화(物化), 현실을 나타낸다. 음권은 구체적이고 더욱 감각적이고 강력하다. 따라서 술이 진보다 더 강렬하다 하겠다. 이를 속설에서는 개(戌)가 용(辰)을 물어뜯는다고 한다. 12지의 동물 중에서 용이 가장 영물이지만 유독 개에게만 물어 뜯긴다.

셋째, 갑을병정은 양의 팽창, 하늘의 기운이고, 무기경신임계는 수렴, 응결, 물화의 땅의 기운이다. 사람 사이에 드러나는 것은 하늘보다 땅의 현실성이 더 직접적이다. 하여 무기경신임계에 초점을 둔다. 이 중 주변에 휘둘리지 않는 양간, 즉 무(戊) 경(庚) 임(壬)을 고려한다.

넷째, 이를 조합하면 무술 무진 경술 경진 임술 임진이 되는데, 이 기질이 강렬하다는 것이다. 격렬한 질투의 기운, 열혈지사, 광신도, 패악을 부리는 사람, 치매 걸린 고집불통 등으로 표출된다.

다섯째, 괴강의 세기는 앞서 본 바대로 개가 용을 물어뜯는다는 원리에 따라 술이 먼저와 경술>무술>임술>경진>무진>임진 순으로 강하다. 무토는 가운데 위치한다. 이 중에서 그나마 임진이 다소 부드러워 유순한 괴강이라 한다.

어떻든 괴강은 잘 변하지 않는다. 괴강의 사람들을 바꾸려 하지 말라. 그냥 두라. 그냥 그대로 살다가 가도록 내버려두라. 괜히 시시비비를 가리느라 용쓰지 마라. 너만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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