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적화 보고서'
'대한민국 적화 보고서'
  • 경남일보
  • 승인 2012.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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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위 (고려대학교 초빙교수)
호국 보훈의 달이다.

북한의 6·25남침이 있은 지 벌써 62년. 이제는 기억으로서가 아니라 기록으로서만 남아 우리를 슬프게 한다. 전쟁의 상흔은 전사자 유족의 가슴속에 파편처럼 박혀 간간히 아픔을 호소할 뿐 아무 누구도 알려고도 하지 않는 야속한 세월 속에 버림받고 있다. 그러나 이맘때쯤에는 어김없이 동작동 국립묘지를 찾는 사람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저마다의 한스러웠던 삶을 되돌아보면서 한조각 비석에 새겨진 이름을 어루만지며 오열한다.

나라는 왜 존재하는가? 저마다 나라의 통치권을 쥐어 보겠다고 아우성 치는 사람들의 아귀다툼을 보고 즐기도록 깔아놓은 멍석인가? 그럴 수는 없다. 나라를 위해 몸바친 사람 하나하나를 어떤 일이 있어도 끝까지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사랑이 넘쳐 나는 존재로 나라는 있어야 한다. 누가 뭐래도 태극기를 향해 애국가를 부르는 순간만큼은 나라에 대한 뜨거운 감정이 넘쳐 나는 그런 나라로 우뚝 서 있어야 한다.

상처 입은 부하의 고름을 입으로 빨아 줄 수 있는 장군의 넘치는 전우애도, 적개심으로 불타는 병사의 꽉 다문 입술도, 눈동자 하나 움직이지 않는 부동자세가 믿음직스러운 군기(軍紀)도 전흔이 남긴 세월만큼이나 희미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에 6·25체험자들은 안타까워 하고 있다.

남들보다 먼저 현충일 전날에 국립묘지를 간다. 금년은 유달리 감회가 깊은 현충일이다. 19대 국회가 열리면서 주사파(主思派) 종북주의자들의 국회등원이 현실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이런 현실을 예고라도 하듯 벌써 5~6년전 노무현 정권당시에 ‘대한민국 적화(赤化)보고서’라는 책이 발행된 적이 있다. 김성욱(金成昱)이라는 기자가 3년간에 걸친 피나는 추적 끝에 발간한 책이다.

기자는 ‘좌파정권 3년, 반역의 일상화’라는 머리글에서 대한민국이 “적화는 되었는데 통일은 언제 되는가”하는 피를 토하는 듯한 한숨을 뿜어내면서 책의 표지를 이런 설명으로 장식했다. /국무총리 남편은 골수 공산주의자로 10여년간 복역. 지금도 반미 활동중. 그는 9·11테러에 대해서 “내가 만난 사람들은 대체로 미국이 당해 싸다, 통쾌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편이었다”고 했다./간첩들이 형기의 5분의 1도 복역하지 않고 석방되었다./전교조는 아이들을 좌경화 시키고 그 아이들은 대학에서 한총련으로, 다시 사회에서 민노총으로 키워진다(한 현직교사)./북한 공작원 윤이상 음악당 건립에 480억원의 국가 예산 편성./ 이런 내용을 대충 살펴보면 종북파들의 대거 국회등원의 씨앗은 이 시기에 뿌려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김성욱 기자의 책이 출판되고 난 얼마 후에는 ‘한국좌파의 실체와 우리의 대응’이라는 자그마한 책자가 또다시 발간됐다. 어느 모임에서 프리죤 뉴스 사장인 강길모(姜吉模)씨가 한 연설내용이었다. 그는 자신을 “일찌기 좌파시절에 주로 교육을 담당”하면서 “대한민국을 망치려는” “반역사적 범죄자”로 “뒤늦게 돌아온 탕아”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주사파(主思派)란 무엇이고 어떤 역사인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인가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나라, 친일파들과 친미파들의 매국세력이 만든 나라, 통일을 막고 분단을 선도했던 매국·반민족 정부인데 반해 북한은 일제의 극한 탄압 속에서도 끝까지 항일 투쟁을 했던 영웅들이 만든 정권”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투쟁의 한복판에는 김일성이 있어 우리는 주체사상을 따라야 한다는 식의 역사인식을 갖고 있다고 한다.

과거 북한에서는 열심히 훈련시킨 간첩을 남파시켰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게 되었다고 한다. 이제 대한민국은 “간첩의 대량생산 체계가 만들어 져 있기 때문”이란다. 인터넷을 통해서도 충분히 지령과 전달이 가능해 졌기 때문에 간첩의 대량생산뿐만 아니라 조직적이고도 공개적인 활동이 보장된 나라가 현재의 대한민국이라고 하면서 자조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커다란 권력으로 성장한 시민단체들이 실제는 대부분 좌파들이 만든 것으로 그 대표적인 단체가 참여연대라고 말하면서 시민단체들의 핵심적 활동가들의 99%가 주사파출신의 활동가들이라고 보면 된다는 것이다.

소름끼치는 증언이다. 이는 취재 보도도 아니고 강압에 의해 쓰여 진 자술서도 아니다. 어느 한 주사파 출신의 순수한 자기 고백이다.

모두가 함께 눈을 똑바로 뜨고 이들의 활동을 눈여겨보아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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