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念政治 이제는 국민이 심판한다
理念政治 이제는 국민이 심판한다
  • 경남일보
  • 승인 2012.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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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섭 (객원논설위원, 사천포럼 대표)

대한민국은 해방 이후 자유민주주의를 기본이념으로 60여년 이상의 정치전개와 함께 정권의 부침이 있어 왔다. 해방과 함께 반드시 넘어야 할 일제청산의 숙명적 과제가 정치적 타산에 의해 그 기회를 놓쳐 오늘날까지도 엄청난 대가를 지불하면서 아직도 일제청산은 진행형이다. 이후 좌익과 우익, 민주와 반민주 투쟁의 험난한 시대를 지나 급기야 종북이념(從北理念)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다양한 이념의 존재는 견제와 균형의 발전적 요소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그러한 이념도 반드시 국민의 기본적인 동의가 필요하며 국가체제 존속의 근간을 흔드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지금은 대선을 불과 몇 달을 앞둔 시점이다. 과거 대선정국에서 이렇게 이념논쟁이 치열했던 적이 없었다. 역대 어느 대선에서도 단골메뉴 공약은 친서민 정책과 국가경제 살리기 정책이다. 당연한 공약임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이제 너무 속아서 무감각한 시대가 되어 버렸다.

이번 대선은 아마도 이념논쟁의 핵심적인 요인이 당락을 좌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바로 종북이념의 실체를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이다. 종북이념 논란의 중심에는 통합진보당이 있다. 그 통합진보당과 연대하여 정권쟁취를 갈망하는 민주통합당이 국회의원 선거를 거쳐 대통령선거에서도 연대하여 국민의 심판을 받고자 한다. 그들은 누가 뭐래도 한 배를 탄 운명적 동반자다.

민주통합당은 야권연대 없이는 그들이 바라는 정권의 쟁취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지금 노선경쟁과 당권의 주도권을 놓고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통합진보당의 지도부 선거에까지 야권연대를 위해선 특정후보가 새 대표로 당선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지발언을 하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통합진보당의 집안싸움을 보면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다.

지난 21일 하루동안 통합진보당 대표후보 토론, 최고위원 후보 합동토론, 대표·최고위원 후보 합동연설회 등이 있었다. 온종일 토론과 연설회를 지켜본 그들 당사자들도 “같은 한국말을 쓰는데 말이 서로 안 통한다”라고 한다. 종일 싸운 그 쟁점은 종북이념이었다. 그들은 종북논란을 벌이는 것 자체가 보수세력의 ‘색깔론’에 말리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전방위적 사퇴압박을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은 “내가 무너지면 줄줄이 다 무너진다”며 의원직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 이 의원은 자신에 대한 여론의 비판을 보수진영과 새누리당의 ‘대선 프레임(frame), 대선공작’이라는 취지로 말하고 있다. 통합진보당의 대표후보는 “새누리당이 종북소동을 벌이는 목적이 통합진보당을 약화시키는 데 그치지 않고 야권연대 파괴와 정권연장에 있다는 것은 상식”이라고 말한다. 자기당의 문제를 두고 남의 당을 탓하는 모양새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북한인권법의 제정이다. 2005년 북한인권법이 처음 발의되고 두 번 자동폐기된 지난 8년 동안 북한에는 수용소가 늘어났고 탈북자의 강제북송은 물론 어린이들이 굶어 죽어가고 있다. 여야의 북한인권법 정쟁은 말로는 북한주민들의 인권과 한반도 평화를 외치면서 실제는 자기 지지층의 박수를 받기 위한 야비한 표(票) 계산에 국민들은 환멸을 느낀다. 북한의 인권은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적인 이슈다. 미국은 2004년 북한인권법을 만들었다. 그러나 한국에서만은 정쟁의 대상이다.

통합민주당은 북한 인권단체를 지원하는 조항을 문제 삼아 ‘빠라살포법’이라 말하고, 민주통합당 대표는 “내정간섭이자 외교적 결례”라고 했다. 이 법이 어찌 내정간섭이라는 말인가?

2004년 그 법이 통과될 때 미국대사관에 몰려가 ‘북한인권법은 내정간섭’이라고 시위했던 오늘날 통합진보당 종북파들의 그 신념에는 일체의 변화가 없다. 우리 국민들 중 상당수가 지난 몇 차례의 선거에서 그들을 믿고 표를 던졌다. 아무리 비판해도 그들의 태도는 변화지 않는다. 오직 다가오는 12월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의 심판만이 정치권의 이념전쟁을 종식 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이원섭 (객원논설위원, 사천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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