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지사의 행보를 지켜보는 도민들의 마음은 매우 착찹하다. 지난 지방선거때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두관 후보는‘정치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4년 임기동안 한눈팔지 않고 경남발전을 위해 헌신할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런 말을 믿고 당시 김두관 후보에게 한 표를 던진 경남의 유권자들은 지금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오죽했으면 야권연대의 핵심고리인 경남도 민주도정협의회가 ‘위원 전원사퇴’라는 배수진을 치며 김 지사의 대선출마를 말렸겠는가. 야권성향의 경남지역 시민사회단체도 김 지사의 대선출마는‘사실상 개인의 욕심’이라고 규정하여 김 지사를 민망케 했다.
무소속에서 민주당 입당 그리고 대선 출마에 따른 도지사직 중도사퇴. 이것은 단순히 경남도민에 대한 김 지사의 약속위반에 그치지 않는다. 김 지사의 강점으로 치부되던‘권력의지’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본질적인 문제다. 그래서 땅끝마을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하겠다는 김 지사의 의도가 순수하게 다가오지만은 않는다. 김 지사가 기어이 대통령이 되겠다며 도지사직을 걷어찬다면 땅끝마을 출마나 국토종단 이벤트를 고민하는 대신 도민에 대해 진정성있는 사과를 하는 것이 먼저다. 그것도 도의회에서 도민들에게 무릎꿇고 사과와 양해를 구한 뒤 출마선언을 하던 말던 하는 것이 그에게 소중한 한표를 찍은 유권자들에 대한 도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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