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320 부품공장 산청 신축은 배신행위”
“A320 부품공장 산청 신축은 배신행위”
  • 이웅재
  • 승인 2012.07.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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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시·시민사회단체, KAI에 강한 불만
속보=최근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 이사회에서 A320 부품공장을 산청지역에 신축하기로 결정한 것과 관련해 사천시와 시민 사회단체가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이들은 그동안 사천시의 배려로 지역 대표 기업으로 성장해온 KAI가 지역의 열망을 저버리고 산청에 공장을 짓는 것은 ‘배신행위’에 다름없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8일 사천시 등에 따르면 KAI는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유럽의 에어버스사 A320 WBP(날개 하부구조물) 생산공장을 산청군 금서면 금서 제2농공단지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사천시와 사회단체, 시민들이 ‘지역의 대표기업으로 만들기 위해 온갖 고통과 불편함을 감수해 왔는데 돈 몇푼에 기업의 양심까지 팔아 넘길 수 있느냐’며 KAI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KAI는 지난해 12월 에어버스사와 A320 날개 하부구조물 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사천시와 인근 진주지역 등에 신축공장 부지 확보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KAI는 지난 1월 사천시를 방문해 공장부지 확보를 위한 협조를 요청했다. 이들이 요청한 부지의 면적은 6만 6000㎡, 가격은 3.3㎡당 30만 원 내외이고 대형트레일러 진입이 용이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이에 따라 사천시는 현재 조성 중인 장전일반산업단지나 축동 구호농공단지, 용현 종포지구 스포츠파크 예정지 등을 알선했다.

하지만, KAI는 부지와 도로 협소 등을 이유로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며 사천지역에는 요구조건에 맞는 공장부지가 없다는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특히, 사천시는 ‘현재 KAI가 보유 중인 항공임대부지 17만 4600㎡ 중 일부를 우선 신축 공장부지로 활용하면 좋겠다’는 의견과 함께 ‘현 임대부지에 공장을 신축하면 인근 용당지역에 공단을 조성해 KAI에서 필요한 시기에 부지를 제공하겠는다’는 의견까지도 제시했다.

그러나 KAI는 ‘향후 중형항공기 제작 때 기존 시설물을 활용해야 투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용당지구에서 항공기를 제작하게 되면 1공장으로 이동해야하고 이를 위해 유도로 확보가 필수적이다. 그러면 유도로 확보를 위해 기존 건물을 철거해야하는데 사업비가 추가 투자될 수밖에 없다. 중형기 공장부지로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결국 사천시가 여러가지 방안을 제시했지만, KAI는 사천에 A320 부품공장을 신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사천시는 당초 KAI가 공장 건축비만 투자하고 공장부지 구입비와 기숙사, 식당, 체육시설, 폐수처리장 등 지원시설에 투자할 사업비가 없었던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무상으로 부지제공과 지원시설을 요구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산청군이 비어있는 공단부지 활용과 인구증가정책이란 명분을 내세워 50여억 원에 이르는 지원시설을 약속하면서 전격 결정된 것으로 보고있다.

특히, 사천시는 KAI가 A320 날개 하부구조물을 수주해 올 때 수주가격이 너무 낮게 책정된 것도 A320 부품공장이 다른 지역으로 갈 수밖에 없는 중요한 이유로 꼽고 있다.

낮은 수주가격으로 부품공장에 근무할 종업원의 인건비는 KAI와 같은 수준으로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사천시에 공장을 건립하면 인건비 차이에서 오는 부품공장 종업원의 노사분규는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에 KAI에서 계획적으로 다른 지역으로 결정했다는 것.

사천시 관계자는 “KAI의 시험비행으로 인한 소음공해 등 시민들이 고통을 받으면서도 KAI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지금껏 감내하고 왔다. 그런데 이런 시민들의 뜻을 외면하고 공장신축을 산청으로 결정한 것은 12만 사천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말했다.

시민 A(51) 씨는 “(KAI를 위한)사천시의 각종 혜택과 시민들의 불편감소 등을 돈으로 환산하면 엄청난 가치가 있을 것”이라며 “지금껏 온갖 혜택은 다 누려놓고 이제와서 돈때문에 다른 지역으로 부품단지를 가져가려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비겁한 행위이며 절대 좌시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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