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수 기자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셈법이 복잡하다. 경상대는 진주와 통영에서 캠퍼스를 운영한 노하우를 활용해 창원캠퍼스를 글로벌 명품학교로 육성할 계획이다. 경상대는 창원경상대학교병원 건립에 맞춰 창원캠퍼스를 의·보건계열, 글로벌 및 산학협력 캠퍼스로 조성해 경남의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우수인재 확보와 취업기회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상대는 서부경남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 치고 있다. 경남의 인구와 경제력이 창원을 중심으로 한 중·동부에 70%가 집중돼 있어 교두보를 마련해야 할 입장에 놓여 있다. 이런 중에 창원경상대병원 건립은 호재가 아닐 수 없다.
반면 창원대는 진해캠퍼스를 지역, 대학, 기업, 연구소가 참여하는 지역커뮤니티의 중심축으로 운영한다는 전략이다. 창원대는 경상대의 창원 진출에 떨떠름한 표정이다. 특히 약대 유치에 실패하고 의과대 설립를 목표로 하고 있는 창원대 입장에서는 안방에 경상대가 발을 들여놓는 것에 대해 빗장이 풀렸다고 표현할 정도로 마냥 반갑기만 한 것 같지는 않다.
경상대는 경상대병원과는 법인격이 별개라고 하고 있으나 이번 양해각서 체결에서 보듯이 경상대와 경상대병원은 따로 떼어놓고 생각하기 어렵다. 양해각서에는 창원캠퍼스를 의·보건계열로 조성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에 서부권에서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의대와 약대가 옮겨 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데도 경상대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어 혼란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경상대는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다. 경상대와 창원대는 한때 대학통합을 논의하던 당사자다. 이제는 진해캠퍼스로 재조명받고 있다. 연합캠퍼스가 양 대학 상생은 물론 지역발전의 좋은 선례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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