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 경남일보
  • 승인 2012.08.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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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선 (객원논설위원)
명나라를 일으킨 주원장은 도적과 같이 먹고살아야 할 환경에서 태어나 자랐다. 당시 중원천지를 차지한 원나라 황실은 지극히 혼란스러웠다. 주원장이 태어난 1328년부터 1333년에 이르는 6년 사이에는 6명의 황제가 바뀌는 등 통치계급이 권력쟁탈에 휘말린 가운데 황음무도한 생활로 타락하고 부패하였다.

▶소년 주원장은 하루 한 끼도 먹기 어려운 생활을 견디다 못해 황각사라는 절에 들어가 중이 되었으나 여기서도 굶주리기는 마찬가지여서 두 달 만에 절을 뛰쳐나와 탁발승으로 비렁뱅이 생활을 한 것이 4년이었다. 1351년 백련교도를 주축으로 한 ‘홍건적’이 봉기해 양자강 일대가 이들의 세력권이 되자 곽자흥의 수하에 들어간 주원장은 명나라를 일으켜 마침내 황제가 되었다.

▶원으로부터 중화의 회복에 나선 태조 주원장은 북방민족의 지배가 남긴 사회·문화적 영향을 말끔히 청소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공신세력도 모조리 제거했다. 공포 분위기가 가득한 군신관계에 대해 태자가 문제를 제기하자 태조는 가시가 잔뜩 박힌 막대기를 가져오게 해서 집어보라고 했다. 태자가 ‘가시 때문에 잡을 수 없다’고 하자 ‘그러면 내가 너를 위해 가시를 말끔히 잘라내 주겠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바로 그런 것’이라고 일러 주었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4년 반 동안 다섯 번에 걸쳐 국민 앞에 머리를 숙였다. 어째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가. 첫째, 공신과 친·인척에 너무 관대했고 둘째, 좌파세력에 무관심했다. 그 결과 친·인척은 뇌물로 줄줄이 감옥행이 진행 중이고, 좌파세력의 확장으로 정치권이 몸살을 앓고 있다. 통치자에게 있어 이른바 공신과 친·인척은 적대세력과 맞먹는다는 것과 좌파는 친북세력으로 자라난다는 사실을 어째서 진작 깨닫지 못했을까.

박동선·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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