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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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2.08.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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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옥윤 (객원논설위원)
춘원 이광수는 그의 소설 ‘사랑’에서 아가페 사랑을 할 때와 에로스 사랑을 할 때의 혈관 속 피의 성분이 서로 다르다고 했다. 아가페 사랑이 순수하고 자기희생적이듯 그때의 피도 순수하고 맑은 반면 에로스 사랑은 육욕처럼 피도 탁하고 나쁜 냄새를 풍긴다는 것이다. 사랑의 종류가 다양하듯 눈물도 흐르게 되는 동기에 따라 그 종류가 다양하다.

▶기쁠 때 흘리는 감격의 눈물과 슬프고 억울할 때 흘리는 분노의 눈물이 있다. 스탕달은 행복이 더할 나위 없이 올 때에는 미소와 눈물이 나온다고 했지만 눈물로 씻어지지 않는 슬픔은 없다는 속담도 있다. 니체는 남자의 눈물은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었을 때 흐르는 것이라고 ‘사랑할 때와 죽을 때’에 썼다.

▶여자의 눈물은 때로 무기가 될 수 있다. 도스토옙스키는 그의 소설 ‘백치’에서 여자의 눈물에 속지말라고 했지만 헤리크는 헤스페데스의 딸들에서 여자의 눈물은 눈의 제일 품위 있는 말이라고 했다. 그러나 남자들은 여자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게 해서는 안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기도 하다.

▶올림픽 펜싱경기장에서 우리 선수 신아람이 흘린 눈물은 어떤 눈물일까. 억울한 판정에 대한 억울함이 분노로 표출된 것일까. 아니면 지금의 순간이 지난 4년간 온갖 어려움을 겪으면서 닦아온 노력에 비해 너무 허무해서일까. 모르긴 해도 그 순간을 지켜본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이 함께 붉어진 것을 보면 진심과 순수의 눈물임에는 틀림없다. 그러나 시세로의 말처럼 눈물처럼 빨리 마르는 것도 없다. 신은 우리에게 반드시 눈물의 대가를 준비해두고 있다.

변옥윤·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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