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의 올바른 예
'축제'의 올바른 예
  • 강민중
  • 승인 2012.08.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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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중 기자
지난달 27일 개막한 제24회 거창국제연극제가 중반을 훌쩍 넘기고 있다. 거창국제연극제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피서철이 맞물리면서 하루 평균 1700여명의 유료관객이 축제장을 찾아 연극을 관람하면서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특히 지난 주말에는 하루 2000명 이상의 관객이 연극을 관람하고, 1만 명 이상의 관광객들이 거창국제연극제를 찾았으며 이러한 열기는 시간이 갈수록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작은 거창읍 시가지가 영국, 이탈리아, 이스라엘, 일본, 러시아, 몰도바 등 12개국의 국기로 뒤덮이고 각국의 외국인들이 거리를 거니는 모습이 이채롭다. 이외에도 수승대뿐만 아니라 도심 로터리, 거창시장, 스포츠파크, 한마음도서관 등지에서도 다양한 공연을 펼쳐 가는 곳마다 관객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스페인의 ‘아타카’ 공연은 마치 달리는 꿈속에 있는 것처럼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또 여행가가 미지를 탐험하듯 수승대 일대를 휘적휘적 걸어다니는 이탈리아 배우 파올로 아비타네오의 유쾌한 행동은 동화 속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거창국제연극제는 여름시즌 관객이 가장 많은 축제에 이름을 올리며 유료관객 2만5000명 돌파와 총 15만 명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거창의 규모를 생각하면 엄청난 수의 관광객이다. 그렇다면 이 많은 인원이 알짜배기 휴가철에도 불구하고 연극 하나에 빠져 거창의 시골(?) 읍내를 찾았을까. 물론 아니다. 연극제 관람과 함께 도내 대표 피서지인 거창 수승대를 찾은 것이다. 물놀이와 공연관람 두가지를 그것도 동시에 할 수 있다는 매력이 피서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실제로 수승대는 매일 2차례 무지개극장과 아트마켓 스테이지에서 오페라와 재즈, 전통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이 공연을 펼치며 피서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시원한 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기면서 물속에서 관람하는 세계 각국의 공연들. 생각만해도 오감을 자극하는 즐거움이다. 특히 캠핑이 각광을 받고 있는 요즘, 캠핑과 문화공연, 물놀이까지 세가지 놀이문화가 함께한다.

전국에는 매년 수천개의 축제가 열리고 있고 그만큼 많은 문제점이 쏟아진다. 문제점 가운데서도 아이러니하게도 ‘축제’임에도 재미없다는 지적이 가장 많다. 축제에 대한 의미부여, 창의성 등 많은 지적이 있지만 실제로 가장 중요한 점은 재미다. 오감이 즐거워야 진정한 축제다. 이러한 점에서 올해 거창국제연극제는 9부 능선은 지난 듯하다. 지역의 대표 휴양지에 문화를 입혀 새로운 축제의 보습을 보였다. 장소와 콘텐츠가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이상적인 축제모습을 올 여름 거창에서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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