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창 (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자원연구소 농학박사)
연일 경신되고 있는 찜통더위는 도시생활 속에서 잠을 이루지 못하도록 열대야까지 기승을 부린다. 최근에 우리들은 종종 가마솥더위 속에서 최고온도 경신이 전국 도시 중 왜 대구가 아니고 밀양 또는 합천일까 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을 것이다. 그 해답을 숲은 우리에게 어떤 혜택을 줄까 라는 화두로 풀어보고자 한다.
둘째로 생활환경 개선으로 도시 숲은 물과 함께 자연성 회복에 큰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여름철 도시지역 내의 태양열로 데워진 콘크리트가 원인인 열대야 및 열섬효과는 도시 숲에서는 발생하지 않거나 감소하는 효과가 있다.
셋째로 생태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즉 숲 체험교실 및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생태교육 프로그램 등을 운영함으로써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자연과 함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따라서 필자는 앞에서 언급한 화두에 대한 답을 실례를 들면서 풀어가고자 한다.
대구 도심의 가로수는 특이하다. 도심 한가운데 상가 건물들이 빼곡히 들어찬 곳에서도 20m는 족히 되는 가로수들이 자리해 있다. 대구시는 도심 가로수를 원래 나무모양 그대로 유지하는 정책을 폈다. 물론 주변 상인들의 민원이 만만치 않았다. 하지만 대구시는 민원에 굴하지 않고 이 정책을 유지하여 왔다. 이처럼 고집스럽게 지켜온 원칙 덕분에 지난 1995년 8만 5000 그루이던 가로수가 2010년 말 현재 18만 2000 그루로 두 배 이상 증가하였으며, 1996년부터 시작된 푸른 대구가꾸기 사업의 일환인 지방도시 최초 1000만 그루 나무심기 목표를 달성한 결과 전국에서 가장 더운 도시로 이름을 날렸던 대구시가 그 오명을 벗은 이유라고 필자는 말하고 싶다.
아울러 나무심기를 위해 담장 허물기 사업은 관공서뿐만 아니라 민간시설까지도 확산된 모범적인 사업으로 고교 교과서에서 ‘인간사회와 환경’ 과목에 소개되기까지도 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대구시는 나무를 심기 위해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금싸라기 땅인 관공서 이전부지, 폐교부지 등을 대부분 도시 숲으로 조성했다. 도심을 관통하던 대구선 철도의 이설로 생긴 폐선부지도 초록빛으로 단장하였으며, 현재 3개의 거점공원과 이를 연결하는 녹지축이 조성되어 있다.
이와 같이 이 사업이 성공한 것은 무엇보다도 내 개인의 담장을 허문 것이 아니고 전 시민이 동참하여 먼저 내 마음의 벽을 허문 사회문화 운동으로 정착될 수 있었기 때문으로 필자는 알고 있다.
한편 외국의 도시 숲 운동으로 유명한 곳은 뉴욕 센트럴파크 컨서번시와 영국의 도시 숲 보존운동, 독일의 슈투가르트의 숲과 바람 길 정책으로 유명한 Hohen Park, 캐나다 토론토의 Tommy Thompson Park, 일본 타마공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Hoge Veluwe Park 등이 있다.
우리 지역 진주에서도 대구와 똑같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대구의 도시 숲 가꾸기 사업과 같은 모범적인 사업을 벤치마킹하지 않으면 언젠가 밀양이 아니고 최고기온 경신의 기록이 진주가 되지 않을까 걱정되며, 또한 무엇보다도 도시 숲을 더 건강하게 가꾸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도시 숲 조성과 아울러 사후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따라서 최근에 찌는 듯한 폭염 속에서 도시 숲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아주기를 바란다.
/박남창· 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자원연구소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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