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 새롭게 태어나는 사람
하루하루 새롭게 태어나는 사람
  • 경남일보
  • 승인 2012.08.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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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경 (경남과학기술대 신문사 편집국장)

평소 책에서 마음에 와 닿는 단어나 문장을 보면 검색을 해보거나 되뇌는 습관이 있다. 나름대로 올곧은 신념을 가지고 살고자 하는 방식이다. 물론 그만큼 모범적인 삶을 살고 있는지는 장담할 수 없지만 어찌됐든 고집스럽게 그러한 습관을 지켜왔다. 최근에는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이라는 말이 그러하다. 중국 은나라에서 유래된 이 말은 ‘나날이 새로워짐’이라는 뜻으로 하루하루 발전된 삶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며 살라는 지혜를 담고 있다. 법정 스님의 잠언집에서도 같은 내용의 글을 읽은 적이 있다. ‘하루하루 새롭게 태어나라’라는 문장이 바로 그것이다.

화분에 식물을 키워 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모습에 놀란 적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따뜻한 햇빛과 물 그리고 주인의 정성으로 씨앗에서 새싹이 돋고, 잎이 커지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는다. 초ㆍ중학생 시절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우며 그와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었는데, 하룻밤 새에 맺은 농작물의 열매를 보며 ‘살아 있는 것은 늘 새롭다’라는 말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그런데 늘 살아 있음이 새로운 사실을 알려주는 것은 비단 식물뿐이 아니다. 사람도 그렇다. 우리 몸의 피부는 재생되며 조직도 새로이 생겨난다. 머리카락과 손톱은 자르고 깎아도 계속해서 자라난다. 이렇듯 살아 있는 동안 끊임없이 육체적 새로움을 반복하는 인간에게 법정 스님은 ‘영혼의 새로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어제의 기분에 의해 사는 오늘이 아닌, 오늘은 오늘대로 새로운 자신으로서 시작하라는 뜻이다.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어젯밤 했던 실수 때문에 머리를 싸맬 수도 있다. 혹은 이루지 못한 목표에 처진 기분으로 하루를 맞이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혹한의 겨울을 지낸 나무가 봄이 오면 다시 활력을 찾듯, 오늘 다친 상처가 시간이 지나면 딱지가 앉고 고통이 사라져 치유되듯이 우리의 영혼을 새롭게 다지는 일도 자연스러운 과정의 일부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병에 대해 걱정하면 병을 부른다’라는 말처럼 걱정이나 불안, 두려움을 반복하면 그 일이 현실로 일어나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는데, 어떤 질병을 의학이나 민간요법이 아닌 심리치료를 통해 완쾌한 사람을 TV에서 본 후 그것이 우연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그것이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사실이라는 말을 책에서 보고 비단 질병뿐 아니라 많은 일에 어떠한 마음을 가지느냐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처럼 우리의 삶에 있어서 마음가짐이라는 것은 어쩌면 ‘운명’을 결정할 수 있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책에서의 내용만큼 매일 새로울 수는 없었다. 이 글을 쓰면서도 ‘의지 박약한 내가 과연 이런 글을 쓸 자격은 있을까’라는 고민도 여러 번 거듭했다. 하지만 계속해서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이 글을 통해 다른 사람들이 한 번쯤 나와 같은 생각을 해보길 바라는 마음에서 글을 썼다. 좋은 습관은 길들이기 힘들다고 한다. 현실적인 문제에 부닥쳐 잊고 지내던 마음의 치유, 정화를 통해 보다 긍정적인 하루를 살 수 있기를 바란다.

/김태경 (경남과학기술대 신문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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