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을 앞두고 창원을 비롯, 전국 13곳에서 일본 제국주의의 위안부 문제와 관련, 일본 출신의 결혼이주여성 1200여명이 거리로 나서 ‘사죄’했다. 과거 일본이 저지른 역사적인 죄를 씻어내자는 취지로 지난 5월 결성된 ‘한·일 역사를 극복하고 우호를 추진하는 모임’ 회원들이다. 한복과 기모노를 차려 입고 90도로 머리 숙여 사과문을 읽는 등 일본 정부를 대신해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용서를 구했다. ‘한·일 역사를 극복하고 우호를 추진하는 모임’(회장 고모리 유키에) 소속 회원 100여명은 지난 14일 창원시 중앙동 정우상가 앞에서 위안부 문제를 ‘사죄’했다.
일본 정부는 이 대통령의 일왕 관련 발언에 대해 “유감스럽다”(노다 총리), “예의를 잃은 발언”(마쓰바라 진 국가공안위원장)이라는 말을 쏟아냈다. 마쓰바라 공안위원장과 하타 유이치로 국토교통상은 발끈해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정치 지도자라는 사람들의 사고와 행동이 너무 옹졸하다.
유대인 600만 명 학살이라는 인류 역사상 최악의 범죄를 저지른 독일이 오늘날 유럽의 중심국으로 당당히 자리매김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진정한 ‘참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1970년 12월 7일 폴란드 바르샤바 게토 희생자 추모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참회하는 서독 총리 빌리 브란트의 눈물을 보면서 지구촌은 마침내 독일에 씌워진 전범국의 멍에를 벗겨 주었다. 그리고 매년 국회 연설 등을 통해 대통령과 총리가 사죄를 거듭하고 있다. 왜 일본에는 독일의 빌리 브란트처럼 ‘참회’가 없는가. 일본 정부는 일본 출신 결혼이주여성의 ‘사죄’를 제대로 읽어야 한다.
저작권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