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의 저수지를 찾아서〈3〉하동호(河東湖)
경남의 저수지를 찾아서〈3〉하동호(河東湖)
  • 이은수
  • 승인 2012.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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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가뭄에도 바닥 보인적 없는 '효자 저수지'

▲황선필 기자
하동호(河東湖)로 불리는 하동저수지는 지리산에서 발원하여 섬진강으로 유입하는 횡천강 상류 지점에 위치,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주변 경치만큼이나 빼어나게 아름다워 사계절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근래에는 걷기열풍을 타고 전국에서 지리산 둘레길을  찾는 탐방객이 급증하면서 길목에 있는 하동호의 인기는 더욱 치솟고 있다. 무엇보다 경남에서 가장 큰 농업용 저수지인 하동호는 한번도 가뭄에 바닥을 드러낸 적이 없는 효자 저수지 명성을 확고히 하고 있다. 하동군 지역의 11개 읍면 61개리와 사천시 서포면의 9개리의 들판(3155ha)을 촉촉히 적시며 ‘생명의 젖줄’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한 해마다 전력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태양광 발전소’및 ‘수력발전소’를 가동, 발전수익까지 창출하는 똑똑한 저수지로 통하며 경남을  대표하는 저수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하동댐 유역은 지리산 영신봉 남측 삼신봉(1284m)을 기점으로 하류 방향 우측으로는 관음봉(1150m), 거사봉(1140m), 시루봉(970m), 칠성봉(900m)을 잇는 지세가 험하고 높은 준령들이 하동군 화개면 및 악양면과 접하고, 좌측으로는 묵계재와 길마재, 양이터재, 말치재 등 비교적 높고 가파른 고개들이 산청군 주천면과 경계를 이루며 풍광이 좋아 농업용수 공급 목적외에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청학동과 함께 연계한 개발할 계획이 세워지고 있다. 봄 꽃구경, 가을단풍, 겨울산행을 즐기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

◇물길과 꽃길의 조화

저수지의 진면목을 보기 위해 아침 일찍 하동호로 향했다. 창원에서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1시간 2∼30분을 달려 진교IC에 이르렀다. 하동호까지는 여기서 지방도를 따라 약 30분을 더가야 한다. 하동에 들어서자마자 ‘물길과 꽃길의 고장, 하동’이라고 적힌 안내판이 서있다. 지리산에서 시작된 물줄기가 섬진강이 되어 유유히 남해 바다에 이르고, 골골이 피어난 꽃들은 물길따라 흘러 자연을 물들이니 참으로 수긍이 가는 표현이다. 하천 양쪽에 골짜기를 따라 농경지가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횡천리를 지나면서 골짜기와 농경지가 넓어지며 경지 정리도 잘 되어 있다. 횡천리에서 적량면 동산리에 이르기까지 곳곳에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한 보(洑)가 설치되어 있다. 산정 호수로 향하는 길은 백일홍이라고 불리는 배롱나무가 한여름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붉은 꽃을 피워 반겼다. 비록 계절이 맞지 않아 벚꽃의 향연을 볼 수가 없었지만 굽이 굽이 돌아난 산길따라 펼쳐진 대나무숲과 밤나무, 감나무 밭을 보면서 일상에서 벗어난 여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길가에는 뙤약볕아래서 고추를 말리는 할머니도 보였다. ‘백로가 사는 마을’은 다랭이논을 배경으로 마치 한폭의 그림같은 풍경을 연출했다. 계곡은 맑고 푸른 물줄기가 끝없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하동 하면 사람들은 지리산과 섬진강을 먼저 떠올린다. 지난 2009년 슬로시티로 지정된 하동군은 자연과 환경이 조화를 이루며 사람이 여유있게 살아가는 도시를 만들었다. 웰빙(참살이)과 힐링(치유, 치료)으로 각광받고 있다. 내려오는 길에 햇살에 비친 강물은 은빛으로 반짝여 눈이부실 지경이었다. 금강산도식후경이라고 우리는 좋은 등급의 소고기를 저렴하게 제공하는 맛집에서 보들보들하고 쫄깃 쫄깃한 고기를 마구 흡입했다. 된장맛은 구수한 인심을 맛보게 한다.

◇황금들녘 촉촉히 적셔온 “생명의 젖줄”

하동댐의 구축으로 조성된 하동호는 하동군 및 사천시 서포면 일대의 한해 상습지에 안정적인 농업용수 공급과 횡천강 홍수 조절 목적으로 한국농어촌공사에서 건립했다.

하동군 청암면의 중이리·상이리·평촌리 일대 청암계곡에 산중 호수를 이뤄 ‘청암호(靑岩湖)’라고도 한다. 관리는 한국농어촌공사 하동·남해지사에서 하고 있다. 수원은 지리산에서 발원한 묵계천과 금남천이다. 호수 아래로는 횡천강(橫川江)이 흐른다. 하동호는 하사지구(河泗地區) 농업용수개발사업으로 사업비 260억원을 투입해 1985년 1월 착공, 1993년 11월 준공했다.

일반 저수지 15개∼20개에 달할 정도로 총저수량이 많아 하동과 사천에 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댐 이외 도수로, 용수로, 저수지와 양수장, 배수장 각 2개소 등의 시설도 함께 되어 있다. 취수 형식은 취수탑형이다. 하동댐은 높이 58.6m, 길이 486m로 몽리 면적이 31.55㎢에 이른다. 저수량은 3151만 2980톤, 수몰 면적은 1.45㎢, 도수로 6㎞, 용수로 213㎞ 등이다. 하동댐의 건설로 한발 상습지 29.36㎢와 간척지 개답 4.10㎢가 수리 안전답으로 바뀌었지만 안타깝게도 수몰(水沒)지구에 속한 9개마을 194세대 1036명이 이주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농민들에게는 적기에 물을 공급하는 효자 저수지의 기능을 다하고 있다. 특히 올해같은 경우 이상기온탓에 가뭄이 극심했으나 하동호는 상당양의 물을 비축해 영농에 차질을 초래하지 않는 등 타지역과 차별화를 보였다. 이에따라 농민들을 벌써부터 풍년을 예감하고 있다.

◇하동호 10리둘레길, 명소화 “박차”

올 여름 하동호 상류의 청암면 상이리 지방바위를 비롯한 청학동 계곡 곳곳에는 수많은 피서객이 몰려 무더위를 식혔다. 또한 지리산 둘레길을 찾는 등산객의 발걸음도 끊이지를 않고 있다. 이날도 광양에서 온 중년 여성 2명이 지리산 둘레길을 오르기 위해 하동호를 찾았다. 이에따라 한국농어촌공사는하동군과 공동으로 하동호 명소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동군은 지난 2008년 10월 ‘하동호 휴양관광지’계획을 발표한바 있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하동호 10리 둘레길 만들기’ 프로젝트가 한창이다. 하동군은 하동호 주변 개발을 위해  2102∼2014년까지 20억원을 투입해 둘레 10km지역에 ‘하동호 생태경관 탐방로’ 조성, ‘전망대’설치, ‘2km흙길에 황토포장’ 등을 실시할 계획이다.  또 지난해 하동호 제당(486m)에 저수로서는 드물게 아스팔트 포장을 한데 이어, 내년 완공 목표로 9억 2000만원의 예산을 들여 양지도록 확포장공사(길이 780m, 폭7m 왕복2차선 도로)를 현재 진행하고 있다.

김기종 한국농어촌공사 하동남해지사장은 “하동호 주변에 삼신봉, 청학동, 삼성궁 등의 관광명소가 즐비해 있다. 농업용수 공급 목적외에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청학동과 함께 연계한 개발할 계획이 이뤄지면 일반인들로부터 더욱 사랑받는 저수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변경관 활용…저수지 명소화 성공사례 만들것"

 김기종 한국농어촌공사 하동·남해 지사장 인터뷰

“사상 최악의 가뭄속에서도 저수지가 잘 관리돼 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한데 대해 보람을 느낍니다.”

김기종 한국농어촌공사 하동·남해 지사장은 유례없는 여름가뭄을 극복한데 대해 안도하며, 치수(治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하동호의 저수량은 극심한 가뭄 탓에 한때 11.8%까지 떨어져 속이 타들어 갔으나 현재 저수량은 1150만㎥(38%)를 유지하며 앞으로 비가 안와도 28일간 급수가 가능하다. 따라서 올해 농사는 걱정이 없다”고 밝혔다.

하동호는 지난 20년간 한번도 마른적이 없어 농민들이 물걱정을 모르고 지낼 정도다. 하지만 덩치가 큰 만큼 관리의 어려움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김 지사장은 “1일 저수지 방류량은 웬만한 저수지 한개와 맞먹는다. 저수지에서 공급한 물은 12시간을 흘러 바다까지 간다. 갈사면 47km, 서포면에 33km에 물길을 형성하며 200리 들판을 적시기 위해서는 중도에서 물이 끊어지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며 “직원이 상주하며 일기예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지만 순간순간 날씨가 급변하며 국지성 호우가 많이 내려 물관리에 각별히 유의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2011년도에는 기상이변에 의한 집중호우시를 대비하여 일 최대강우량 1121mm, 최대 방류량 1194㎥/sec까지도 처리할 수 있는 사이펀(18라인 D3.0m, 2단×9련)을 180억원을 들여 설치하여 청학동 계곡에서 유입되는 홍수량을 적절하게 조절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지사장은 “하동호를 제외하고 경남의 저수지를 논하는 것은 말이 안될 정도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다랭이 논을 보고 있으면 차곡차곡 상승하는 천국의 계단을 보는 것 같다”며 “경관이 좋아 일반인들이 둘러보기 적합한 장소인 하동호를 저수지 명소화의 대표적인 성공사례가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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