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업체, 각종 비용부담 급증…"상생 철저히 외면"
20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판매수수료 및 납품업체 부담 실태'를 보면 대형 유통업체의 횡포가 얼마나 심각한지 여실히 알 수있다.
◇이마트, 판매장려금률 높여 이중으로 수익
대표적인 예가 대형 마트의 판매장려금이다.
대형 마트는 납품업체의 상품을 매입해 일정 마진을 붙여 판매한다. 여기에 더해 납품업체의 매출 중 일부를 판매장려금으로 받아챙긴다. 수익을 이중으로 챙기는셈이다.
이마트의 판매장려금률(62개 납품업체 평균)은 2001년 6.02%에서 2012년 9.9%로 뛰어올랐다. 납품업체의 매출이 계속 늘어나면 판매장려금률을 낮춰도 판매장려금 수익은 늘어난다. 그런데 되레 판매장려금률을 크게 높여버린 것이다.
납품업체는 대형 마트에 사원들을 파견해 판촉활동을 도와야 한다. 이 부담마저크게 늘었다.
2009년 3만명 가량이던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3대 마트의 판촉사원 수는 지난해 4만3000명으로 급증했다. 물류비(2806억원→4324억원), 반품액(2335억원→3609억원) 등도 마찬가지다.
같은 기간 롯데, 신세계, 현대 등 3대 백화점의 판촉사원 수는 8만명 가량에서 10만명으로 늘었다. 납품업체가 부담해야 하는 인테리어비 총액도 1726억원에서 2688억원으로 급증했다.
개별 대형 유통업체의 행태를 보면 약자인 납품업체의 서러움을 절실히 느낄 수있다.
롯데백화점은 2009년 4300만원이던 납품업체 평균 인테리어비를 지난해 4800만원으로 크게 늘렸다. 백화점은 인테리어가 중요해 납품업체 부담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금액별로 보면 신세계 납품업체의 인테리어비가 5억6800만원으로 가장 크다.
대형 마트 중에서는 홈플러스 납품업체의 부담이 으뜸이다.
`1+1' 판매, 끼워주기 등의 판촉행사에 들어가는 판촉비 부담은 1개 홈플러스 납품업체당 2억8000만원에 달한다. 이마트, 롯데마트 등 경쟁업체의 두 배를 넘는다.
판촉사원 수도 이마트의 3배, 반품액은 롯데마트의 2배를 넘는다.
홈쇼핑 중에서는 GS의 ARS비용(ARS로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할인 혜택을 주면서 그 비용은 납품업체에 부담시키는 것)이 9000만원으로 가장 높다. CJO는 2009년 1460만원이던 판촉비를 지난해 4000만원 가까운 수준까지 늘렸다.
납품업체의 부담은 고스란히 대형 유통업체의 수익으로 돌아갔다.
GS, CJO, 현대, 롯데 등 4대 홈쇼핑의 영업이익은 2006년 3068억원에서 2010년 4577억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3대 대형마트의 영업이익도 8613억원에서 1조4784억원으로 늘었다. 이 기간 두 업종의 영업이익 연평균 증가율은 각각 10.5%, 14.5%에 달한다.
소비자시민모임의 김자혜 사무총장은 "납품업체는 대형 유통업체 앞에서 철저한약자일 수밖에 없다. 정부의 적극적인 보호 노력이 없는 한 그 횡포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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