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객원논설위원)
서양 드라마나 외국 영상물을 보면 식사 한 후나 파티에서 골든벨을 울리는 사람의 기쁜 표정이 가끔 나온다. 이런 의미의 골든벨은 울리는 사람입장에 그 사람이 기쁠 때나 제일 행복했을 때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먹는 음식을 내겠다는 의사표시의 풍습이다.▶‘도전! 골든벨’이라는 방송 프로그램이 있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각 학교 대표로 100명이 참가하여 50문제를 푼다. 최후의 1인이 50번째 문제를 다 풀게 되면 ‘골든벨’을 울릴 수 있고,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다양한 분야의 심층적인 주제의 문제가 출제되고, 문제를 푸는 과정에 청소년들의 재치와 생각, 가치관과 문화를 알게 된다.
▶광복 67주년을 맞아 민주노총 통일위원회에서 주관한 ‘8·11 노동자 통일 골든벨’ 행사가 문제되고 있다. 한 보수인사가 검찰에 판단을 물은 요체는, 헌법상 국가의 원수(元首)인 대통령을 국민의 원수(怨讐)라고 비하하고,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장에 ‘뒷돈 받아 처먹은 년’, ‘수첩 없으면 말도 못 하는 년’, ‘2008년부터 미국 놈들이 해 온 전쟁연습이 무엇이냐?’, 광복 후 미군이 한반도에 남아 있는 일본군의 무장해제를 위해 인천 월미도에 들어온 날(1945.9.8.)에 대해 ‘미군이 한국을 점령하러 온 날짜는 언제냐?’, ‘북한과 교역하는 걸 원천봉쇄하기 위해 미국이 만든 협정은?’, ‘김일성, 김정은, 이명박, 박근혜 나이를 모두 더하면? ’ 등이 그것이다.
▶어떤 사안에 대한 다양한 접근과 이해는 있을 수 있다. 당사자는 질문 배경에 할 말은 있겠지만 분명한 사실은 역사적 사실들에 대해 국민 다수가 이해하고 있는 보편적 정서에 벗어나 있다는 것이다. 현실정치나 통일문제의 이해를 이런 방식으로 접근할 일은 아니다. 판단을 잘못하고 있다.
이재현·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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