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빛나고 눈부시고 찬란한 그 무엇이 되어야만 반드시 성공이 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나이 먹어 철이 들어가고 생각이 달라지면서 성공이 무엇인지 제대로 볼 줄 아는 눈은 열리고 안목은 넓어만 간다는 것이다. 우리의 일생은 어린 날의 찬란했던 동화의 꿈 세계나 젊어 푸르던 그 시절의 성공 강박증에 시달리던 화려한 야망의 세계가 계속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런 것들이 나이 먹고 철이 들면서 얼마나 허망한지를 깨달아가며 증명해가며 살아갈 때 세상과 인생을 알아가는 것 아니랴.
우리는 누구나 성공 강박증에 시달리며 산다. 특히 젊은이들은 더욱 그러하다. 성공이란 평범 이상의 그 무엇이라고 막연히 추상화함으로써 영원히 도달하지 못할 것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지도 모른다. 성공의 참뜻을 모르기 때문에 자신의 일상생활에서 수많은 성공을 보지도 못하는 것이다. 성공이란 구체적이며 별것 아닌 우리 생활 속에 있다 하여 성공을 격하시키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무엇인지 모를 성공을 구체화함으로써 자기 인생의 몇 가지 성공을 보고 느끼며 즐길 수 있다면 그 아니 좋은가.
인생은 여러 가지로 구성되었으니 몇 가지 성공 못했다 하여 인생 전부의 패배자는 아니다. 우리는 우리의 인생에 적어도 어느 정도는 성공을 하고 살아가고 있으며, 지금도 성공적으로 살고 있고 앞으로도 성공할 가망이 있다. 그 까닭은 성공이란 계속 나아가는 것이므로 우리 삶에 계속되는 그 자체가 곧 성공이니까. 이를테면 나이 먹음과 늙어감도 어찌 성공이 아니 되랴. 성공이란 기막힌 그 무엇, 구름 잡듯 하는 그 누구도 모를 무엇이 아닌, 구체적 현실적인 것인 줄 깨달으며 증명하는 것이 곧 인생인 줄 알게 되어가니 이 어찌 우리의 성공이 아니라고 부정할 수 있으랴.
물론 성공은 거창할 수도 있다. 성공에는 큰 성공이든 작은 성공이든 희생이 따르는 것은 사실이다. 위인들의 삶을 보면 비참한 생활 속에 인생의 실패라는 엄청난 대가를 치른 결과로서의 성공이므로, 평범한 우리들의 성공은 초라해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비교하지 말자. 한 걸음씩 발자국을 놓아가야 내것이 되고 흘릴 만큼 땀도 흘려야 값진 결과가 온다는 것을 누가 모르랴만, 우리 같이 평범히 살며 조용히 늙어감도 최고의 성공일 수 있다. 오직 나름대로 평범하게 사는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우리들 나이에 평범 중의 평범함이고 오직 평범한 삶도 아름다운 성공임을 잊지 말자.
저작권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