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 대한민국
나의 사랑 대한민국
  • 경남일보
  • 승인 2012.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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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여려 (결혼여성이민자)

8월 26일. 너무 익숙한 날짜라는 느낌에 달력을 한참 들여다보고 있자니 여행가방 하나 들고 홀로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온 날이 바로 7년전 오늘이라는 것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한 사람의 아내로, 두 아이의 엄마로서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세월을 보냈다. 익숙한 것에서 결별하고 낯선 곳에서 시작한 생활들. 출산부터 육아 그리고 새로운 가족관계 속에서 부대끼며 성장한 시기는 말 그대로 다사다난한 나날이었다.

필자는 6년간의 한국생활 동안 국적을 취득해야겠다는 생각을 진지하게 한 적이 없었다. 한국은 의료보험이 잘되어 있는데다가 영주권을 갖고 있으니 외국인으로 살아도 별 어려움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 국적을 취득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대한민국이 자랑스럽고, 꿈과 희망이 있는 이 나라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런던올림픽’ 때 한국이 세계 5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보고 대한민국에 사는 자부심을 느꼈다.

한국에 사는 사람으로서 안정감을 느끼며 삶의 질과 직결된 복지정책도 비교적 만족스러워 더 이상 이방인처럼 살기 보다 대한민국을 ‘제2의 조국’으로 선택해 정착하려는 것이다. 새로운 국적을 취득해 행복하게 살아가는 미래를 그려본다. 외국인이라는 거추장스러운 옷을 벗고 대한민국을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갈망이 꿈틀거린다.

한국국적을 취득하려면 ‘사회통합프로그램’을 이수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국가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위해 수강신청을 했다. 이를 통해 한국사회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가고 있다. 이민자에게는 너무나 새로운 지식이어서 흥미롭게 수업을 듣고 있다. 한국사에 대해 공부를 하다보니 저절로 먼 역사속에 들어가서 단군 할아버지가 고조선을 건국했다는 신화부터 신라의 삼국통일, 고려 건국 , 조선의 창건, 후손으로서 결코 잊어서는 안될 36년 간의 일제치하, 이후의 대한민국 정부수립, 남북 분단, 역대 대통령에서 지금의 이명박 정부까지 마치 역사 속에 여행을 다녀온 것 같다. 독학보다 사회통합교육의 이점이 여러모로 많아 수강을 잘한 것 같다.

전쟁으로 인해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였다. 경제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교육을 매우 중시하는 전통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교육열은 전세계 ‘으뜸’이다. 부모들은 어릴 때부터 독서하는 습관을 길러준다. ‘책속에 황금이 있다’는 중국 격언이 있지만 자녀를 무릎에 앉혀 놓고 책을 읽어주는 부모는 잘 보지 못했다. 중국에는 대개 돈을 주고 책을 사서 읽는다. 반면 한국에는 도서관이 많아서 책을 가서 보든지 집에 빌려와서 읽는 모습을 자주 접한다. 투표하는 것은 또 다른 한국 풍경이다. 한국 국민이 되면 선거권이 주어진다. 올해 12월 대통령 선거때 누가 되든지 한국을 더 잘 이끌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국적을 취득하면 꼭 투표하러 가고 싶다. 대한민국을 사랑하기에….

/유여려, 여성결혼이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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