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석 (취재2부장)
제15호 태풍 ‘볼라벤’이 지나갔다. 예상보다 강수량은 많지 않았지만 강한 바람에 지붕이 날아가고 선박이 두 동강 났다. 농촌과 도심 곳곳에는 볼라벤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 않고 있다. 북상 며칠 전부터 대책마련에 동분서주했지만 볼라벤의 심술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농심을 울린 것도 모자라 인명까지 앗아간 볼라벤은 라오스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볼라웬이라는 고원에서 따왔다고 한다.
▶역대 태풍순위 4위를 기록한 볼라벤. ‘마른 태풍’에 농작물 낙과피해는 많았지만 주택이 물에 잠기는 등의 물난리는 피해 그나마 다행이다. 조금씩 복구작업을 해 나가다 보면 상처가 아물 것으로 본다. 그러나 볼라벤은 서서히 흔적을 지우는 ‘찻잔속 태풍’이 아니라 갈수록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나비효과’의 잠재력을 안고 있어 두렵다. 추석을 꼭 한 달 앞둔 지금 장바구니 물가가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안정세를 보이고 있던 농산물의 수급이 태풍으로 차질을 빚자 생활물가가 요동을 치고 있다. 상추는 평소보다 3배 이상 뛰었다. 기름값도 재차 들먹이고 있고 외식비도 상승세다. 명절이 다가올수록 물가는 더 치솟을 것이다. 가히 살인적인 물가가 예상된다. 마른 태풍 볼라벤의 나비효과인가. 정부는 태풍 전야 동분서주하던 맘으로 물가비상에 전방위로 대응하길 바란다.
정만석·취재2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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