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이석기의 월요단상>
몸과 영혼의 조화에서 신선한 꿈의 세계로 데려 가 주는 듯, 그를 만나면 기분 좋고 왠지 마음이 갈앉고, 진실해지고, 밑져 줄 아량도 여유도 움트게 된다. 아마도 그 사람은 배타적이거나 남에게 혐오감이나 피해를 주기 싫어하며, 진솔하고 겸손하며 유머 또한 뛰어나 신선한 웃음까지 선사하기 때문은 아닐까? 그 사람은 가진 것을 뽐내지 않고, 많은 것을 가지려 들지 않고, 자기감정이 소중하듯 타인의 감정도 소중히 인정할 줄 안다. 또한 타인의 감정까지 다치게 할까 염려한 나머지 늘 겸손한 태도로 자신과 타인의 과거를 사랑하듯 현재도 사려 깊게 생각하고 행동하기 때문이다.
향기란 그 사람의 교양의 깊이에서 풍겨 나오는 것이므로 외모보다는 내면에서 울려 나오는 여운이다. 자신을 탐욕 없이 간수하고 자기 내면의 세계를 맑고도 조용하게 다스려온 그는 남의 판단을 무시하지 않으며 남이 사는 방식을 경멸도 비난도 하지 않는다. 자기 생각을 중심적으로 살되, 남의 생각도 참고할 줄 알며, 관용과 소신을 조화시킬 수 있는 자질도 갖추었으리라. 또한 상대를 소유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서로의 잠재력을 발전시켜 주고 그런 잠재력을 표현된 능력으로 키워 나가도록 도와주는 것은 그 사람이 살아온 삶의 깊이와 넓이에서 풍겨지는 아름다움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식으로 살고 있지만, 자기 식으로 산다하여 배타적이거나 남에게 혐오감이나 피해가 되게 해서는 안 된다. 자기 삶을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기 나름대로 가치를 부여하며 살 수 있는 사람은 훌륭한 사람이다. 안목이 깊고 판단력이 정확하고, 자신과 타인을 객관적으로 볼 줄 알며, 남의 충고를 받아들이는데도 개방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깊은 교양과 폭넓은 직접 또는 간접 체험으로서 타인의 아픔도 자기의 아픔인양 인격적 바탕을 지녀야 한다.
누구나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의 특성도 우리 모두가 지니고 있는 것들이다. 다만 우리들은 그러한 특성들의 장점이 될 잠재성을 지니고 있음에도 표현하는 방법이나 기교가 서툴러서 장점이 되지 못할 뿐이다. 뿐만 아니라 세대에 따라, 개인에 따라, 자신이 좋아하는 인생관이나 견해가 다를 수 있으며, 더구나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그 선호하는 특성도 변화되기 마련이다. 만약 우리들이 이런 유동적인 의미까지 염두에 둘 줄 알고 행동한다면 우리도 그와 같은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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