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막화방지센터 반드시 설립해야
글로벌 사막화방지센터 반드시 설립해야
  • 경남일보
  • 승인 2012.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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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현 (경남과학기술대 교수)

얼마 전 경남도가 ‘글로벌 사막화방지센터’ 설립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창원에서 열린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제10차 총회 후속 사업의 하나로 사막화방지센터를 설립, 국제환경협력의 중심지가 되기 위한 전진기지에 해당된다. 아시아지역 최초로 UNCCD 총회를 유치한 경남도와 총회 사무국은 폐막식 당시 ‘사막화, 토지 황폐화, 가뭄’을 해결하기 위한 기준 및 실질적 이행체계가 담긴 창원선언문을 채택한 바 있다. 경남도는 국비 등 260억원을 확보, 진주에 위치한 경남도수목원 일원 11만7000㎡의 터에 이 사막화방지센터를 건립하기로 하고 소요 예산의 70% 가량 국고 지원을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부는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UNCCD 총회 주무부처인 산림청은 이에 따라 사막화방지센터 설립을 차기 정부 대선 공약사업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 경남도는 UNCCD 총회의 성공 개최뿐만 아니라 중국의 내몽고지역 등에 사막화방지를 위한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막화방지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에 따라 사막화방지센터가 경남도에 설치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나 예산이 부족해 이와 같은 중요한 사업을 다음 대선공약사업으로 넘기는 정도까지 미루는 일은 안일한 태도가 아닌가 싶다.

앞으로 건립될 사막화방지센터는 중국, 몽골, 북한 등 동북아시아 사막화방지를 비롯해 조림, 물, 가뭄 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러한 일은 앞으로 동북아지역의 사막화방지를 위한 사업 그리고 통일을 위한 북한 황폐지의 녹화사업을 위한 전초기지를 만든다는 점에서 매우 시의적절하고 또 중차대한 일이다. 요즈음 중국의 사막화방지사업은 주로 한국국제협력단 및 산림청 그리고 민간 환경단체에서 실시해 왔다. 그러나 이제 중국은 세계적으로 G2 국가로 인정, 우리가 무조건 예산을 지원해주는 형식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중국의 예산을 끌어내면서 사막화방지사업을 해야 하는 형편이다. 몽골은 현재 우리나라 산림청과 그린벨트사업을 10년간 추진하면서(현재 6년 차이) 몽골의 녹화되지 않는 지역에 나무띠를 조성하고 있고, 성공적인 결과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아직 북한에는 황폐지를 녹화시키기 위한 노력뿐만 아니라 그 어떤 성과도 이뤄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는 10여년 이상을 중국 및 몽골의 사막화방지를 위한 전문가로 현지를 다니면서 우리나라에 사막화방지센터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고 있었다. 왜냐 하면 중국 및 몽골 등 동북아시아지역의 사막화방지는 우리나라의 황사 침입 억지에도 도움을 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위상을 알리는 지름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막화방지를 위한 녹화로 생긴 숲은 그 지역 주민뿐 아니라 관리들에게는 정말 기쁜 일이고 가슴에 영원히 각인되는 녹색사업이다. 그뿐인가. 언젠가는 통일을 위한 북한 황폐지 녹화를 위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전초기지를 어서 설립해야 하는 것이 시급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과거 1960~1980년대 약 30년 동안 우리나라의 황폐지 대략 100만㏊를 녹화시키는데 30년이 걸렸다면(여기에는 정부와 국민의 강력한 의지와 노력이 있었다) 현재 북한의 황폐지 추산 약 220만㏊ 이상을 녹화하기 위해서는 과거 우리가 했던 것처럼 열성적으로 해도 70년이 넘게 걸린다는 단순 계산만으로도 우리는 이 엄청난 일에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아서는 안 되는 것이다. 북한이 개혁개방의 물꼬를 트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북한의 황폐지를 녹화하기 위한 전초기지는 사실 북한과 연한 지역이 우선적이고 경제적이나 이왕 사막화방지센터가 만들어진다면 이에 대한 대비도 철저히해야 한다. 무엇을 먼저 해야 하고 또 어떻게 추진해야 하는가에 대한 착실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훗날 통일이 되었을 때 전문가 파견 및 기술 지원 등 경남도가 주도적인 위치에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노하우를 가지지 않는다면 극단적으로 통일지역과 가장 가까운 지역에 그 기회를 빼앗길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산림이 황폐한 나라는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가 없고 또 그러한 나라도 없다. 세계 4대 문명이 산림의 황폐로부터 멸망에 이르렀던 것을 볼 때 산림녹화는 국가의 흥망성쇠를 쥐고 있는 핵심이다. 그러기에 사막화 및 석막화가 가장 심각한 중국과 몽골을 관리한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경남도가 중국 내몽고지역의 사막화방지사업을 실시하고 있는 지역에 대해서도 평가와 진단이 필요하고 이를 통해 사막화방지센터에서 추진해야 할 일을 다시 상기할 필요도 있다. 경남도에 사막화방지센터를 설립하는 일은 차기 정권에서 반드시 이룰 수 있다고 해도 더 늦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박재현 (경남과학기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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