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의 한국이해 도움 주고파"
"일본인의 한국이해 도움 주고파"
  • 연합뉴스
  • 승인 2012.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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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모토 유키오 교수 '일본 현존 조선본 연구' 2권 펴내
 "일본인이 한국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독도, 과거사 문제로 한국과 일본 사이에 긴장의 파고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잊을만하면 되풀이되는 한일 과거사 논쟁 등에도 불구하고 지난 40여 년간 학문 연구를 통해 한일 양국 사이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해온 일본 학자가 있다.

 후지모토 유키오(藤本幸夫·71) 일본 도야마(富山)대 명예교수.

 그는 일본으로 유출된 한국 고서를 정리하고 목록을 작성하는데 평생을 바친 일본의 조선서지학 연구 최고 권위자로 꼽힌다.

 2006년 일본 내 한국 고서 5만여 권의 목록을 집대성한 '일본 현존 조선본 연구'의 첫 번째 책인 '집부'(集部·개인문집)를 펴낸 데 이어 최근 그 두 번째 책인 '사부'(史部)를 완성했다.

 '일본 현존 조선본 연구'는 후지모토 교수의 일생에 걸친 역작이자 한국학 연구사의 획기적 이정표로 학계는 평가하고 있다.

 2007년에는 '일본 현존 조선본 연구'를 펴낸 공로로 보관문화훈장, 서송한일학술상을 받았다.

 조선 전기 금속활자본에 대한 연구를 위해 최근 방한한 후지모토 교수를 지난 14일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소에서 만났다.

 그는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고서적이 임진왜란, 식민지배 등 불행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일본 학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특히 "17세기 일본에서는 임진왜란 때 조선에서 가져온 고서적을 저본(底本)으로 삼아 많은 책이 출판됐다"면서 "일본 에도(江戶)시대의 학술과 문예에 조선 책이미친 영향은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일본인들이 임진왜란 때 조선 책을 다 가져가서 다 태워버렸다고 하는 데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당시 조선은 문화 선진국으로 일본인들은 조선 책을 아주 소중하게 보관했습니다. 한국에는 몇 권 남아있지 않는 책이 일본에는 완본으로 남아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퇴계 이황의 '자성론'은 일본에 많은 영향을 줬습니다. 일본 유학자들도 퇴계 선생을 많이 존경했습니다."

 '일본 현존 조선본 연구'의 두 번째 책인 '사부'를 완성한 후지모토 교수는 "조선을 연구하는데 기초적인 자료가 됐으면 좋겠다"면서 "조선학 연구의 밑거름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사부'에는 삼국사기, 삼국유사, 고려사 등 3천여 종의 역사서에 대한 정보가 망라돼 있다. 후지모토 교수는 중국의 고서분류법에 따라 '경부'(경전) '사부' '자부'(자전) '집부'로 일본 내 한국 고서의 목록을 만들었으며, '집부' '사부'에 이어'경부'와 '자부'를 집대성한 책도 펴낼 계획이다.

 1967년부터 3년간 서울대에 유학한 후지모토 교수는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1970년부터 궁내청 도서관, 동양문고, 도쿄대 등 일본 내 도서관은 물론 개인서고, 영국대영박물관, 대만 고궁박물관 등 100여 곳의 도서관을 샅샅이 뒤져 조선본의 목록을작성했다.

 최근 한일 양국 간 갈등에 대해 후지모토 교수는 "정치가들이 하는 것"이라면서"이해하려고 서로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학술적인 면을 통해 한국과 일본이 서로 사이좋게 지내도록 노력하고 있는데 (양국의 독도 문제 등에)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일본인이 한국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이는 제가 한국의 고서를 연구하는 목적 중하나이기도 합니다."

 지난 11일 한국을 찾은 후지모토 교수는 14일 규장각한국학연구소에서 '일본 동양문고에 대하여'를 주제로 강연한 데 이어 17일에는 동국대에서 특별 강연을 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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