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래와인, 세상 유혹하는 황금빛 풍미
다래와인, 세상 유혹하는 황금빛 풍미
  • 강진성
  • 승인 2012.09.1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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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경영성공스토리] 오름주가 조현국 대표

 

남해에서 불어오는 해풍을 맞고 자란 참다래가 와인으로 재탄생했다.

참다래(키위)로 만들었지만 색상은 화이트와인을 꼭 빼닮았다. 신맛은 떠나고 향긋한 향만 남은 스위트레귤러 다래와인은 코와 혀를 설레이게 한 뒤 목끝을 적신다. 여성들이 좋아하는 아이스 와인을 닮았지만 참다래만의 진뜩한 맛이 기도를 타고 올라온다. 그냥 마셔도 좋지만 해산물과 어울리면 환상궁합이다.

일반적인 포도와인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은 맛을 지닌 다래와인은 원산지가 사천이다.

2008년 사천 오름주가 조현국(36) 대표에 의해 탄생했다. 소비자에게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주류전문가와 소믈리에로부터 인정받은 우리 와인이다.

2008년 경상남도 향토식품경연대회 최우수를 비롯해 이듬해 한국전통주품평회 과실주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탄생과정과 전국최고에 오르기까지 순탄치 않았다.

조현국 대표는 경상대학교 도시공학과 96학번으로 졸업후 건설회사를 다녔다. 술이라곤 마시는 것 외에 모르던 그가 우연찮게 술제조에 관심을 가지게 됐다. “어머니가 관절염을 심하게 앓으셨는데 민간 술을 드시고 나으셨어요. 이거다 싶어 일을 그만두고 술만드는 일에 뛰어들었죠.” 2년간 기능성 제조에 골몰하였지만 조대표의 희망은 이뤄지지 않았다. “술의 재료가 독성이 있어 식품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어요. 증류하면 독성이 없어지지만 허가 받는게 어려워 결국 포기했죠.”

전화위복일까. 그는 지난 2007년 주류제조면허 신청을 위해 사천시농업기술센터를 방문했다 우연찮게 사천시가 참다래로 술을 만들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그길로 다래술 만드는 데 빠졌다. 당시 농업기술센터 김치영 소장(2010년 퇴임)이 든든한 후원이 되었다. 

조대표는 참다래로 와인을 만들자고 마음 먹었다. 앞으로 프리미엄 전략이 통한다고 생각했다. 지역을 넘어 사천, 세계인의 입맛을 통하기 위해서는 와인으로 가야한다는 신념도 있었다.

그렇게 탄생한 다래와인이지만 품평회에서 혹평이 나왔다. 사람들은 저렴하고 매실주처럼 쉽게 마실 수 있는 리큐르를 원했다.

그는 누구나 만들수 있는 리큐르는 오래 갈 수 없다고 생각했다. “리큐르는 당장 팔릴 진 모르지만 반짝했다 사라지는게 대부분입니다. 품평회 반응이 좋지 않았는데 김치영 소장님이 절 믿고 밀어 주셨어요.” 그해 경상남도에서 경연에서 최우수를 받았지만 사람들의 반응은 여전했다.

이듬해인 2009년 다래와인의 인식을 바꾸는 일이 일어났다. ‘사천출향인사의 밤’ 행사에서 다래와인이 건배주로 올라왔다. 맛을 본 일본 마루한 한창호 회장이 건배사에서 ‘세계에 내놔도 손색없는 와인’이라며 추켜세웠다. 다른 출향 경제인사들의 반응도 좋았다. 그 덕분일까. 그해 전국 전통주품평회에서 최고상인 금상까지 안았다. 국내 주류 전문가와 소믈리에들로부터 찬사를 받고나서야 맛에 대한 논란은 사라졌다. 최근 농림부와 국세청이 국내산 주류를 보급하기 위해 연 전문가 품평회에서도 가장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조대표의 꿈은 이제 시작이다. 와인애호가들 사이에선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지만 일반 소비자에겐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그렇다보니 매출규모도 명성에 비해 적은 편이다. 하지만 맛에 대해 전문가로부터 인정받은 만큼 통한다는 믿음이 있다. 그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게 첫번째 목표다. 그런다음 세계인이 즐기는 와인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또 “다래와인이 성공해서 지역 참다래농가에도 도움을 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올초 스위트레귤러를 개발했지만 제품개발에 대한 노력도 멈출 수 없다. 그는 “골드키위 와인이 숙성중으로 조만간 개발을 마칠 예정”이라고 귀뜸했다.

지난 10일 조대표는 완사역 인근 사천시 곤명면 폐 철도터널에 ‘와인갤러리’를 오픈했다. 사천시와 함께 허가에만 2년을 공들였다. 조대표는 와인을 홍보하기위해 적절한 장소를 찾다 고향 인근인 폐터널을 활용하기로 했다. 경북 청도의 ‘감와인터널’에서 착안했다.

‘와인갤러리’는 실내온도가 섭씨 18도를 유지해 한낮에도 에어컨이 필요없다. 230m 길이인 이곳의 절반은 와인저장고로 사용하고 있다. 이곳의 매력은 폐터널의 정취와 함께 다래와인을 시음할 수 있다. 아직 미술 전시작품이 많지 않지만 미술 갤러리와 다양한 와인을 맛볼 수 있는 장소로 키우기 위해 ‘와인갤러리’로 이름 지었다. 조대표는 “누구나 부담없이 들릴 수 있는 곳이다. 다래와인을 마음껏 시음할 수 있으며 무료로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와인갤러리’(사천시 곤명면 신흥리 93-3)는 술을 마실 수 없는 방문객을 위해 커피도 판매하고 있다. 진주시내에서 20여분 거리로 데이트장소로도 손색없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30분 까지다.

강진성기자· 정원경인턴기자


다래와인의 매력은

오름주가(대표 조현국)에서 만든 다래와인은 사천, 하동, 고성 등지에서 생산된 국산 참다래로 만든 와인이다.

다래와인은 단맛이 없는 드라이와 달콤한 맛이 가득한 스위트레귤러 2종류다. 스위트레귤러는 여성이나 와인을 처음 접하는 소비자를 위해 올해 4월 출시됐다.

섭씨 20도 이하에서 저온발효해 참다래 본연의 향과 맛을 살렸다. 화이트와인과 색상과 맛이 닮았지만 참다래가 가진 특유의 향 때문에 자꾸 손이 가게 만든다. 생선이나 조개, 새우구이와 함께 하면 어울린다. 조현국 대표는 생선회를 먹을때 꼭 마셔보길 권한다. 생선의 비릿한 향을 잡고 식욕을 북돋아 준다. 닭가슴살이나 바베큐 등 육류와 함께해도 손색없다.

오름주가는 조대표와 직원 4명이 사천시 노룡동에 있는 공장에서 다래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30대인 조대표 처럼 직원들도 모두 젊은 사람들로 구성됐다. 지인들로 구성된 이들은 와인업계에서 제대로 된 사고를 치기 위해 뭉쳤다.

오름주가는 연간 80t가량의 참다래를 지역농가에서 사들인다. 좋은 재료가 좋은 와인을 만든다는 조대표의 신념처럼 엄선된 참다래만을 사용한다. 10~11월에 수확한 참다래를 1개월가량 후숙하면 당도가 15브릭스까지 올라간다. 이를 효모를 넣어 발효시킨 뒤 사천시 곤명면의 폐터널 와인저장고에 보관된다. 저장고에서 1년을 보낸 뒤에야 제품으로 나올 수 있다.

 다래와인은 2009년 한국 전통주 품평회에서 국내외 식품, 주류 전문가 및 소물리에 50여명의 심사를 통해 우수한 맛, 풍미를 인정받아 과실주 부문에서 금상을 차지했다. 사천대표 술이기도 한 다래와인은 경상남도 추천상품 및 우수관광상품으로도 지정됐다.

조현국 대표는 다래와인 개발을 인정받아 올해 신지식인농업인상을 수상했다.

참다래 특유의 과일향이 어우러진 아로마(Aroma)와 저온발효와 저온숙성을 통해 생성되는 휘발성 에스테르(Easter)가 부케(Boouqet)를 형성하여 황금빛 와인의 풍미를 더하고 있다. 다래와인은 8~10도 정도로 차게 해서 마시면 좋다.

참다래가 기능성 과일로 인식되면서 다래와인의 전망도 밝다. 조대표는 골드키위 등 다양한 와인만들기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다래와인이 판매되는 곳은 아직 많지 않다. 국내산 와인이라는 핸디캡 때문인지 제대로 된 평가를 못하고 있다.

사천지역 하나로마트 또는 다래와인 홈페이지(http://www.daraewine.com)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스위트레귤러(750ml)가 1만8000원, 드라이(750ml)가 2만8000원이며 선물용도 판매되고 있다.

정원경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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