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객원논설위원)
민주주의 운영과정에서 선거 시기만큼 정치가 요동치고 기대와 역동 그리고 배신과 폭로가 이어지는 때는 없다. 예비 후보들의 정책대안이나 정치적 역량, 정책 비전이나 전망을 읽어내기보다는 감정이 앞서고 냉소적인 이야기만 들린다. 그리고 조만간 권력을 따라 이동하는 정치적 배신의 선택이 도마에 오를 것이다. 이른바 폭로의 정치학이다.
▶선거 때가 아니면 볼 수 없었던 요동치는 극적인 사건들이 또 어떻게 도출될까 염려스럽다. 정치가 제대로 나가야 할 바를 뒤흔들어 놓기 때문이다. 정치철학과 가치를 고뇌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배신의 정치학’과 ‘폭로의 정치학’, ‘속임수 정치학’, 이제 그만 멈추어야 한다.
▶선거 때 배신의 정치학이 넘친다. 개인적 욕심과 권력을 위해 시민운동의 진정성을 해치는 배신은 정치인의 배신과 다른 차원일 것 같지만 별로 차이가 없다. 현실의 절박한 삶에 대한 고민을 멀리하고 그리고 그 과정에서의 갈등 조정은 이해득실에 밀려 외면당하고 원론만 되새기는 대중 없는 선동이 시민운동에서 읽혀 왔다.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 기회주의적 처세에 익숙한 천박성을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 배신의 정치학은 그 시대 흐름에 따라 어떻게든 정당화되기 마련이다. 어떤 권력이든 상대를 배신하는데 드는 사회적 비용의 출혈이 후대의 사람들이 갚아 나갈 몫으로 남는가는 개의치 않는다.
이재현·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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