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의 정치
검증의 정치
  • 경남일보
  • 승인 2012.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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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객원논설위원)
‘한강에 여러 사람이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그 중에는 정치인도 한 사람 있다. 강 밖에서는 누구를 먼저 구해야 하느냐고 의견이 분분하다. 결론이 나기를 정치인을 먼저 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정치인이 한강에 오래 빠져 있으면 한강을 더 오염시키기 때문에 한강이 더 이상 오염되지 않게 하기 위해 정치인을 먼저 구해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 정치에 대한 냉소의 소리다.

▶정치검증의 시대다. 후보자 검증은 후보자의 출생과 성장과정, 성장 후의 사회활동, 친자관계, 가계는 물론 결혼생활, 자녀양육 그리고 후보자 자산의 소유형태, 재산형성 과정의 적법성 여부, 친·인척의 재산보유 정도와 재산형성 배경에 이르기까지 검증의 칼날이 비켜가는 곳이 없을 만큼 날카롭다. 신상문제에는 심지어 DNA검사까지도 포함되고 있다.

▶검증의 정치에 후보자의 정치적 비전과 역량은 부차적인 범주에 머물고 있다. 개인의 명예훼손 위반선을 넘나들고 있다. 그 과정에 광기도 있다. 큰 뜻을 세우고 역사의 검증석에 어떠한 검증의 칼을 들이대더라도 떳떳하게 자기를 방어할 수 있을 만큼 자기관리에 철저했던 사람이 우리 정치권에 몇이나 될까 궁금하다.

▶우리 사회는 자기관리에 대한 교육적 접근이 빈약하다. 자기관리를 일찍부터 인식시키는 사회적 분위기와 교육이 필요하다. 이 길만이 사회정화, 정치인 스스로의 자정능력을 확립시키는 길이다. 검증과정에 후보자의 수고와 아픔이 있겠지만, 이것은 우리 정치를 한 차원 높은 경지로 발전할 전기를 갖게 한다. 그런 과정의 후보자가 있음으로 해서 우리 정치가 더 구체적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재현·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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