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차 간첩' 김과장 암살명령 떨어졌는데…
'22년차 간첩' 김과장 암살명령 떨어졌는데…
  • 연합뉴스
  • 승인 2012.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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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는 모호해도…생활고 애환 돋보이는 새 영화 '간첩'

 

<감독: 우민호 /출연: 김명민, 염정아, 유해진, 변희봉, 정겨운/ 상영시간:  115분/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장르: 드라마, 코미디, 액션>

코미디인지 드라마인지 액션인지 첩보극인지 장르가 불분명해 영화의 성격을 종잡을 수 없게 하는 영화 '간첩'.

그럼에도 몇 가지 미덕이 보이는 오락영화다.

 케케묵은 소재인 간첩 얘기지만 특이하게도 그 안에 이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사람들의 생활고와 애환을 담아내 대중적인 공감을 이끌어낸다.

 북에서 남파된 22년차 간첩 '김과장'(김명민)은 오랫동안 북의 지령에서 멀어진채 먹고 살기에 바쁜 소시민이 돼 있다. 중국에서 비아그라를 밀수해 팔아먹으며 생계를 유지하는 김과장은 아내의 잔소리에 꼼짝 못하고 아들이 밖에서 기죽지 않을까걱정하는 평범한 가장의 모습이다.

 그러던 어느날 북에서 남으로 귀순한 고위 간부를 암살하라는 지령이 10년 만에떨어지고 첩보조직 간부인 '최부장'(유해진)까지 내려와 작전을 지휘한다.

 최부장의 지시로 김과장처럼 일상에 파묻혀 살던 간첩들 '강대리'(염정아)와 '윤고문'(변희봉), '우대리'(정겨운)가 호출되고 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암살작전에투입된다.

 하지만 '생활고'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던 이들은 본래 임무인 암살보다 '젯밥'에 눈독을 들인다. 고위 간부가 귀순하는 대가로 거액의 돈을 받았을 거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암살과 함께 이 돈을 훔치는 작전을 짠다. 이들의 작전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영화는 낡은 소재로 출발해 초반에 김과장의 생활을 보여주느라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해 관객을 좀처럼 몰입시키지 못한다.

 코미디 장르처럼 보이는 몇몇 시퀀스에서는 살짝 웃기는가 싶다가도 엉성한 매듭으로 웃음을 제대로 터뜨리지 못해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암살 작전이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중반부부터 영화는 발동이 걸린다. 김과장 일당의 작전이 뜻대로 되지 않고 김과장이 진퇴양난의 위기에 빠지면서 영화는 긴장감을 자아내기 시작한다.

 최부장 역을 맡은 유해진은 전형적인 간첩 캐릭터를 보여주지만, 나름의 무게감으로 버텨주며 극적인 울타리를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김명민은 처음부터 끝까지 소시민의 캐릭터를 일관되게 밀고 가면서도 의외로 날렵한 액션을 선보이며 '생활형 간첩'이라는 비현실적이지만 입체적인 캐릭터를 잘살려냈다.

 특히 가족을 지키려는 주인공의 분투는 김명민이 그간 보여준 믿음직한 아버지의 이미지와 결합돼 설득력을 발휘한다.

 자본주의에 젖어 사는 인물들이 저마다 개인의 이해타산을 따지면서도 마지막엔서로에 대한 연민을 버리지 못하는 모습도 꽤 공감을 일으킨다.

 결과적으로 코미디는 잘 살아나지 못했지만 후반부의 액션이나 첩보물로서의 성격이 더 돋보이는 영화다.

 다만, 촛불시위대나 FTA 반대시위대 안에 간첩이 숨어 있다든지, 서울 한복판에서 무차별 총격전이 벌어지는 설정은 너무 퇴행적이어서 웃으며 넘기기에는 거슬리는 부분이다.

 20일 개봉. 상영시간 115분. 15세 이상 관람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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