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 대표가 건축심의가 빨리 진행되지 않은 것에 불만을 품고 시청 담당 부서에 돈다발을 쏟아붓는 일이 발생했다.

모 주택건설업체 대표 이모(63)씨는 20일 오후 2시께 거제시청 3층 도시과사무실 테이블 위에 마대자루에 담아온 1만원권 1만장(1억원)을 쏟아부었다.

이씨는 "시청이 주택사업 시행 승인을 위한 심의위원회조차 열지 않고 있다"며"돈이라도 주면 빨리 진행될 거라는 조합원들의 말을 듣고 직접 돈을 들고 왔다"고 말했다.

이씨는 사업계획 승인을 위해 이미 지난 6월에 미비 사항을 모두 보완했음에도 시청에서 관련 심의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씨가 돈을 쏟아부은 자리에는 회사 관계자와 조합원 등 10여명이 함께 했다.

이씨는 1개월 전부터 이번 일을 계획했고 이날 오전 한 은행에서 현금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거제시청이 지난 3월 19일에 설립 승인한 이 주택조합의 조합원은 모두 202명이다.

건설업체는 당초 지난 7~8월에 아파트를 착공, 2013년 봄에 입주를 시작할 계획이었다.

한 조합원은 "대출까지 받았는데 수개월째 진척이 없어 이자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거제시청 곽승규 도시과장은 "심의위원 소집이 쉽지 않아 회의소집이 늦어진 부분이 있다"며 "오는 27일에는 심의위원회를 열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거제/김종환기자·일부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