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샌델 "친구는 돈으로 살 수 없어"
마이클 샌델 "친구는 돈으로 살 수 없어"
  • 연합뉴스
  • 승인 2012.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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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노동당 컨퍼런스서 자본주의 비판…"횡설수설 강연" 혹평도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저서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영국 노동당원들 앞에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3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올해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라는 제목의 신작을 발표하기도 한 샌델 교수는 맨체스터에서 열린 노동당 연례 컨퍼런스에 기조 연설자로 참석해 약 45분 간 연설 겸 세미나를 진행했다.

 샌델 교수는 "삶의 더 큰 영역에서 돈을 내고 새치기하는 것이 가능해졌다"고 물질 만능주의를 비판하면서 일례로 "콘서트장, 극장, 스포츠 경기장 등에서는 누군가에게 돈을 주고 새치기해 줄을 서도록 하는 것이 이제는 흔한 일"이라고 말했다.

 샌델 교수는 매춘, 돈을 주고 친구 혹은 결혼식 주례자를 고용하는 일 등을 열거하며 오늘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을 주고 사지 못하는 것을 거의 찾을 수 없게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심지어 사람들이 걸어다니는 광고판처럼 이마에 기업 이름이 새겨진 문신까지 하고 돌아다닌다"며 "모든 것을 내다 팔려고 하는 사회 같다"고 꼬집었다. 샌델 교수는 그러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여전히 남아있는데 한 가지가 바로 우정"이라며 "돈을 주고 친구를 살 순 있겠지만 잘 되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돈은 당신의 감정을 용해시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들이 골목 상권을 무너뜨리는 현상에 대해서도 샌델 교수는 "작은 식료품 가게들이 살아남을 수 있도록 여러분이 장을 볼 때 그런 곳에서 더 돈을 써야 한다"고 권하기도 했다.

 샌델 교수는 빈부 격차, 계급 갈등 등의 세태와 관련, "우리는 점점 더 다른 곳에서 일하고 쇼핑하고 놀고, 아이들은 서로 다른 학교에 다닌다"며 "이것은 민주주의를 위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민주주의는 완벽한 평등을 요구하지는 않지만 시민들이 평범한 삶을 공유할 수는 있어야 한다. 서로 다른 삶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이 우연히 마주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드 밀리밴드 노동당 당수는 이날 강연에 대해 "아주 훌륭했다"며 샌델 교수를추켜세웠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강연 내용이 장황하고 두서없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특히 자본주의를 신랄하게 비판한 강연 뒤에 자신의 저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의 사인본을 판매한다고 해 참석자들의 눈총을 받았다.

 '블레어 노믹스' 신봉자인 평론가 댄 호지스는 트위터에 "샌델 교수의 강연은 지금껏 주요 정당 컨퍼런스에서 본 것 중 가장 제멋대로였다"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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