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 농사 잘 지어야 고구마 맛 살린다"
"땅 농사 잘 지어야 고구마 맛 살린다"
  • 강진성
  • 승인 2012.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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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경영성공스토리]‘부농농장’ 김수태씨
산청에서 태어나고 자란 ‘부농농장’ 대표 김수태(55) 씨는 이 지역을 대표하는 친환경농업의 선구자다. 할아버지 때부터 저농약 농업으로 시작해 사회적으로도 주목받지 못하던 1998년부터 친환경농업을 실천했다. 이후 김 대표의 농장이름처럼 부농농가가 되었다.

지리산 줄기자락 아래인 산청군 단성면 관정리에 위치한 ‘부농농장’은 딸기와 고구마를 재배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할아버지 때부터 고구마 농사를 지어 왔다. 덕분에 김 대표는 어릴 때부터 고구마에 대해 자연스럽게 배우게 되었다.

지금이야 친환경이 좋다고 하지만 당시만 해도 사람들에게 잘 인식되지 않았을 때였다. 그도 친환경농업에 대해서는 무지했었다.

“ 촌에서 크고 대학도 가지 않았으니 친환경농업에 대해서는 알지도 못했어요. 당시 판로상황에 따라 상품이 나가다 보니 새로운 것이 필요해 인터넷을 접하면서 친환경농업에 대해 알게 됐어요”

김 대표는 1998년 판로를 모색하다 인터넷을 통해 친환경농업을 알게 되고 우연히 듣게 된 교육을 통해서 친환경농업으로 바꿀 결심을 하게 되었다.

처음 농사를 시작할 때 2000~3000평을 가지고 있던 김 대표는 ‘안심農’쇼핑몰을 시작하고 입소문을 타면서 ‘부농농장’ 홈페이지와 전화문의가 쇄도했다. 덩달아 재배면적도 3~4배 정도 늘어났다. 현재 김 대표는1만2000평을 재배하고 있다.

"안심農"( http://www.ansimnong.com/)은 2004년에 구축한 통합 쇼핑몰이다. 당시 홈페이지를 갖고 있는 농가들이 개별농가의 상품전자상거래에 품목구성의 한계를 느껴 국고보조에 따른 도비를 확보하고 ‘100대농장 정보화사업’으로 명명, 경남도내 100농가를 선정해 쇼핑몰을 구축하게 되었다. 작목별 한두 곳 정도 선정된 100대 농가에 고구마 농가는 김 대표의 ‘부농농장’이 유일하다.

처음 시작하는 ‘안심農’쇼핑몰은 걸음마 단계라 순탄치 않았다. 컴퓨터에 대한 공부도 병행해야 했지만 매출은 2~3년 동안 하루 1~2박스 정도 나갔을 정도란다.

어렵고 힘든 공부를 병행하면서 낸 소득이 이 정도라면 쇼핑몰을 포기했을 법도 하지만 그는 오히려 오기가 났다며 산청농업기술센터에 있던 정정석 계장이 많이 도와줬다고 덧붙였다.

정정석 계장도 자신의 블로그에서 김수태 씨에 대해 부지런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김 씨에게 정보화를 배우라고 많이 닦달했다고 한다. 못해 낼 줄 알았던 김 씨가 3년이 넘어서야 김 씨의 홈페이지를 찾는 사람들이 생겼다고 연락 왔다며 김 대표에 대한 애정 어린 글이 눈에 띄었다.

김 대표는 농업인들이 인터넷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제는 농업에서 판로상황이 바뀌었고 기존의 판로로는 농가소득에 있어 어려운 부분이 많다”

김 씨는 현재 공판장에 상품을 내지 않아도 자체적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1만2000평에서 나오는 10kg짜리 6500박스를 생산하는 농가가 자체적으로 판매가 진행되고 없어서 못 팔정도라니 놀랄 일이다. 그래도 김 씨는 주문이 더 들어와도 남의 물건을 가져와 쓰지 않는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는 소비자와 직거래를 통해 노력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한다. 김 대표는 “공판장에서의 시세는 안정적이지 않고 제 값을 받지도 못한다”며 현재 판매 가격이 공판장과 만원까지 차이 나니 김 씨로서는 화가 날 노릇이다. 그래서 공판장에서 많이 싸우기도 했다고.

김 대표는 농업이 생산에서 끝낼것이 아니라 판매로 나아가 소비자와의 직거래를 통해 신뢰도 얻고 농가의 자부심, 가치를 제대로 알릴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소비자들도 적절한 가격에 맛 좋은 고구마를 받아 들 수 있어 좋다고 하니 일석이조의 효과를 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농가의 브랜드가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현재 김 씨가 재배하는 고구마는 밤고구마와 기능성 고구마인 자색고구마, 황색고구마를 키우고 있다. 이 중 밤고구마가 인기가 높다. 김 씨가 키운 고구마를 맛 본 사람들은 계속 찾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주문이 들어오는 회원들은 대부분이 단골이다. 추석을 앞두고 선물 주문이 많아 저장고는 고구마로 가득차 있었다.

현재 ‘부농농가’ 홈페이지와 ‘안심農’ 쇼핑몰은 김 대표의 첫째 아들인 김영민(33)씨가 운영하고 있다. 전자공학과를 다니던 영민 씨는 군대가기 전 학교를 휴학하고 여주에서 고구마 관리를 하다 농업으로 진로를 바꾸게 됐다. 젊은 영민 씨가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소비자들과 소통도 하게 돼 인터넷 매출도 오르고 있다.

김 대표는 자신이 키우는 고구마는 친환경농법으로 지어져 못생겼지만 맛만은 여주 고구마보다 더 맛있다고 자부한다. 그 이유로 토양을 꼽는다.

그는 “산청 관정마을은 퇴적토 위에 자라 향토, 비륵 등이 섞여 철분이 많다. 그래서 고구마가 단단하고 맛도 좋다”고 자랑했다.

실제 고구마 농사에 절반을 차지하는 중요한 부분이 토양관리다. 김 대표는 매년 토양을 채취해 농업기술센터에 의뢰한다. 토양에 부족한 영양분을 채워주기 위해서다. 그는 “토양분 균형을 맞춰주어야 좋은 맛과 향을 지닌 고구마가 난다”며 “이것이 다른 농가와의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농민들이 고구마를 키울 때 퇴비를 안 하고 짓는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며 “퇴비를 뿌려 영양분을 고구마가 마음껏 먹게 해야 맛좋고 향 좋은 고구마의 본 맛을 낼 수 있다”고 고구마 농가에 조언했다.

김수태 씨는 29세 때 고구마 농사에서 최고가 돼야겠다고 결심했다. 그 당시 세운 목표가 있었기에 최고가 되기 위해 땀흘려 왔다. 딸기 농사도 20년을 지어온 김 대표는 “이제 손이 많이 가는 딸기에 노동을 줄이려 시설을 다 갖췄다”며 “딸기도 고구마처럼 최고로 키우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전했다.

부농농장에서 재배된 밤고구마는 안심農"( http://www.ansimnong.com) 또는 전화 011-9331-5469로 문의하면 구입할 수 있다. /강진성 기자·정원경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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