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빨리 돈 벌어주는 가장 최고
빨리빨리 돈 벌어주는 가장 최고
  • 경남일보
  • 승인 2012.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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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고문)

우리의 빨리빨리 문화 습성은 장점으로 작용을 하기도 하고, 단점으로 부각이 되기도 한다. 장점은 선진국이 200여년 만에 이룩한 경제 부강을 40여년 만에 이룩하는 부지런함이고, 단점으로는 원천기술 개발 미흡, 부실공사 등으로 연결 지어지기도 했다. 일상생활 중에 식당에서도 빨리빨리, 운전할 때에도 빨리빨리. 심지어는 아이디어 기획, 업무추진, 제품생산, 출하 및 운송 등에도 빨리빨리란 단어는 꼭 따라다닌다.

▶부모세대들의 빨리빨리 문화로 자식들도 습관을 닮아가면서 어느새 사회 전체가 빨리빨리 해야 한다는 조급문화가 정착됐다. 삼한시대부터 우리는 대륙과 해양으로부터 931회나 외침을 당하다보니 무엇이든 빨리 빨리 하지 않으면 생존자체가 불가능한 것도 한 원인이라 한다.

▶그간 선진국들이 이루어 놓은 것을 단기간에 압축해 이루려 하다 보니 산업, 경제, 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지금껏 속전속결을 지향해 왔다. 빨리 빨리 속도전으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 달성은 물론, 인터넷 보급률, 스마트폰 보급률 등 수많은 분야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는 등 단기간에 대단한 성과를 이루어낸 원동력이 됐다. 대다수가 빨리 빨리하는데 저만 천천히 할 수 없는 세상이 되고 말았다.

▶한 상 떡 차린 서양식의 풀코스로 음식을 먹는 일도 별로 없다. 유럽쪽 사람들 보다는 식사시간이 3~5배 빠르고, 중국인들에 비교하면 그들은 음식을 시키는 중인데 식사를 이미 마쳤다는 말도 한다. 결론적으로 여유가 없고, 쫓기듯 바쁘게 살아왔다. 빨리빨리 성과를 내야 하는데, 원천기술은 몇 년이 아닌 몇 십 년이 걸릴지 모르고, 밑 빠진 둑에 물 붓기처럼 보인결과 과학분야 노벨상도 없다. 우리의 기업 문화는 빨리 빨리 돈 되는 사업에만 몰두하고, 정부 문화는 빨리빨리 성장하는 산업에만 몰두하고, 가정문화는 빨리 빨리 돈을 벌어주는 가장이 최고가 됐다.

이수기·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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