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식 (통영소방서장)
우리 고장 한려수도의 중심 '사량도'에 바다와 어우러져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한국의 100대 명산인 '지리망산'이 위치해 있다. 지리망산(397.8m)~불모산(달바위·399m)~가마봉(303m)~옥녀봉(261m)~고동산(216.7m)으로 이어지는 산체는 수려한 경치는 물론이고 아기자기한 암봉의 기암괴석들로 많은 등산객들이 찾고 있다. 그런데 해발 400m가 채 되지 않는 작고 낮은 산에서 산악사고가 너무 많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왜 유독 '지리망산'에서 산악사고가 많은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겠다. 물론 악산인 관계로 지형적으로 위험요소가 많아 사고발생의 개연성은 있겠지만 필연적 사고란 있을 수 없다. 인적요소 즉, 등산객들의 무질서가 산악사고를 일으키는데 한몫을 한다는 것이다. 산이 낮다고 가볍게 여기는 마음, 배편 때문에 서두르는 습관, 음주 및 구두차림의 산행, 섬으로 관광오는 들뜬 기분 등 마음의 준비 없이 등반에 임하여 이 산에서 사고를 당하는 이들이 줄지 않고 있는 것이다.
산행 시 주요 사고요인으로는 체력소모로 인한 실족부상, 탈진, 실신, 호흡곤란, 추락, 실종 등이 있으며, 이중 약 50%가 10~11월 단풍이 드는 2개월 간에 걸쳐 집중 발생되고 있다. 이와 같은 사고를 대비해 안전한 산행을 위한 안전수칙 및 대처방법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첫째, 산행일정은 기상예보에 따라 정하고 악천 후 시는 출발을 자제해야 한다. 인터넷이나 홍보물 등으로 산의 경사도와 갈림길 등 여러 가지 정보를 얻는 것 또한 중요하다. 둘째, 산행은 혼자보다는 2인 이상이 하는 것이 좋고, 아침 일찍 시작하여 해지기 한두 시간 전에 끝내야 한다. 또한 등산화와 로프 등 등산장구를 갖추고 초콜릿 등의 비상식량, 나침반,응급약품을 필히 준비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셋째, 산을 내려올 때는 평소보다 무릎을 더 구부린다는 생각으로 탄력있게 내려와야 무릎과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일 수 있으며, 길을 잘못 들었다고 판단되면 빨리 되돌아오도록 해야 한다. 넷째, 만약 위급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는 즉시 119에 신고를 해야 하며,신고할 때에는 산악위치 표지판 번호를 알리거나 계곡 등의 이름을 알려주면 신속하게 구조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산행 시에는 자신의 능력을 과신해서는 안되며, 산악사고 시 기본적인 대처 지식을 습득해야 사고를 당했을 때 자기자신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안전사고는 언제나 방심 속에서 뒤따름을 염두에 두고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준수하고 산행에 임한다면 단풍으로 물든 아름다운 경치를 즐기면서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김용식·통영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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