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자
숲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자
  • 경남일보
  • 승인 2012.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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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창 (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자원연구소, 농학박사)
올해에도 어김없이 11월이 오면 봄철에 심은 나무를 가꾸는 숲 가꾸기 기간이 다가온다. 숲은 11월에만 가꾸는 것이 아니고 연중 숲을 가꿔 주어야 한다. 하지만 국민들에게 숲을 가꿔 주는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해 기존 11월 첫째주 토요일에 실시했던 육림의 날을 확대해 최근에는 11월 한 달 동안 숲 가꾸기 기간으로 정해 추진하고 있다.

숲 가꾸기 사업이란 인공 조림지나 천연림이 건강하고 우량하게 자랄 수 있도록 키우는 사업으로 숲의 연령과 상태에 따라 가지치기, 어린나무 가꾸기, 솎아베기, 천연림 가꾸기 등과 같은 작업을 일컫는다. 즉 옹이가 없고 통직한 양질의 목재를 생산하기 위해 죽은 가지 등을 잘라주는 일을 ‘가지키기 작업’이라고 하며, ‘어린나무 가꾸기’란 나무를 심은 후 5~10년 동안 심은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나무 주변의 병든 나무, 잘 자라지 못하는 나무 등을 잘라주는 작업을 말한다. ‘솎아베기 작업’이란 나무줄기가 굵고 곧게 자라도록 우량한 나무 주변에 있는 생장이 나쁜 나무 등을 잘라주는 작업이며, 나무를 심은 후 15년 이후 처음 실행해 5~10년 주기로 2~3회 반복 실시한다.

이와 같은 작업은 주로 인공림을 대상으로 실시되고 있으며, 자연적으로 조성된 천연 숲을 보다 건강하고 가치 있는 숲으로 육성하기 위해 굽은 나무, 노쇠한 나무 등을 잘라내고 우량한 나무는 가꿔 주는 작업을 ‘천연림 숲 가꾸기 작업’이라고 한다. 숲은 가꿔야 할 시기를 놓치면 자원으로서의 가치가 낮아진다. 이뿐만 아니라 산불, 병해충, 태풍 등의 자연재해에 취약해지고 값어치가 적은 쓸모없는 숲이 돼 버린다.

우리나라 산림은 30년생 이하가 59%를 차지해 숲 가꾸기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숲은 1970~80년대 치산녹화사업으로 녹화에는 성공했으나 산림의 양은 ha당 109㎥으로 산림 선진국인 스위스 368㎥, 독일 320㎥, 일본 171㎥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따라서 1998년부터 산림정책의 기조를 심는 정책에서 가꾸는 정책으로 전환해 산림을 경제적으로 가치 있는 자원으로 육성함은 물론 국민들의 다양한 공익적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숲 가꾸기 사업의 기틀을 마련했다.

숲을 가꿔주면 첫째, 산림의 생태적 건강성이 향상된다. 숲 가꾸기 사업은 숲의 바닥에 도달하는 햇빛의 양을 증가시켜 키 작은 나무와 풀 등 다양한 식물이 살 수 있는 여건을 만든다. 이를 통해 산림이 울창해지면 꿩, 노루 등 야생동물의 서식환경이 개선돼 개체수가 늘어나고 더 풍요로운 숲이 된다. 둘째, 산림의 경제적 가치가 증진된다. 숲을 가꿔주지 않을 경우 나무들 간에 가지의 뻗음 경쟁이 치열해져 직경 생장은 거의 못하게 된다. 따라서 숲 가꾸기를 하면 나무의 직경 생장이 3배 이상 증가하고 옹이가 없는 고급 목재를 생산할 수 있다.

셋째, 잘 가꿔진 숲은 이산화탄소 흡수능력이 향상된다. 숲을 가꾸지 않을 때보다 이산화탄소 흡수능력이 약 20% 증가한다. 우리나라 산림 1㏊는 평균적으로 매년 5t의 산소를 생산하고 7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이는 자동차 1대가 연간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과 비슷하다.

다음으로 수원 함양ㆍ맑은 물 공급기능이 향상된다. 잘 가꿔진 숲은 수원 함양(녹색댐) 기능이 20~30% 증진되고 홍수조절, 갈수완화, 수질정화 기능이 향상된다. 또 산사태 등 수해를 예방한다. 숲 가꾸기를 하면 나무의 직경 생장은 물론 뿌리발달도 촉진된다. 땅 속으로 깊이 잘 뻗어 내려간 나무뿌리는 주변 토양을 지탱하는 말뚝효과와 그물효과를 발휘해 흙이 쓸려 내려가는 현상을 방지한다.

마지막으로 숲 가꾸기 과정에서 발생되는 산물은 자원으로 재활용된다. 숲 가꾸기로 베어지는 나무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직접 수집해 산업용재, 축산농가 톱밥, 저소득 계층에 대한 사랑의 땔감 지원 등 소중한 자원으로 재활용된다. 이와 같은 숲 가꾸기의 직접적인 효과 외에도 기후변화협약에서 인정하는 유일한 탄소흡수원인 산림을 가꿔 기후변화에 대비하는 중요성도 있다. 따라서 우리 지역민뿐만 아니라 정책을 수립, 추진하고 있는 관계당국에서 숲 가꾸기 기간을 맞이해 금후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 준다면 숲 가꾸기 효과는 물론 숲에서 우리의 미래를 찾을 수 있다는 점에서 숲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블루오션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박남창·국립산림과학원 남부산림자원연구소·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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