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 우리에게 남긴 교훈 두 가지
동남권 신공항, 우리에게 남긴 교훈 두 가지
  • 경남일보
  • 승인 2012.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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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근 (객원논설위원·가야대 행정대학원장)
동남권 신국제공항의 불씨가 죽었다 살았다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정부는 당초의 약속을 깨고 신공항 추진을 백지화했다. 밀양과 가덕도 모두 경제성이 낮아 부적합하다는 이유였다. 정부는 지역갈등만 부추긴 꼴이 되었고, 해당 지역민들은 ‘닭 쫓는 개’ 신세가 되었다. 아쉽지만 불씨가 꺼지는 듯했다. 그러나 애초부터 쉽게 사라질 불씨가 아니었다. 정부의 발표를 기다렸다는 듯이 당시 박근혜 전 대표는 “지금 당장 경제성이 없어도 미래에는 분명 필요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심지어 “앞으로는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는 일이 없으면 좋겠다”고 날을 세웠다.

대선을 앞두고 신공항의 불씨는 다시 타오르고 있다. 그 열기가 후끈하다. 여야 대선주자 모두 신공항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나섰다. 동남권에서 남부권으로 불길이 확산되었다는 말도 들린다. 모두 정치권의 말들이다. 그래서 말은 많아도 믿음이 가지 않는다. 대통령 공약도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된 마당에 선거용 발언에 일희일비 하고 싶지는 않다. 특히 선거를 앞두고 하는 말은 정치권에 낚이는 경우가 많다. 제발 빠져 달라고 해봤자 표 되는 일에 쉽게 물러설 리가 없다.

한술 더 떠서 벌써부터 공항명칭을 놓고 신경전이다. 부산은 노골적으로 가덕도 신공항을 주장하고 나섰고, 대구·경북은 남부권 신공항으로 확전할 태세다. 낳지도 않은 애를 놓고 이름 싸움부터 하는 꼴이 볼썽사납다. 대리전 역할을 할 시민추진위원회도 벌써부터 각을 세우고 있다. 입지선정의 유리함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정부의 입장은 여전히 오락가락이다. 국토해양부는 내년도 신공항 건설과 기존 공항 확장조사를 위해 10억 원의 예산을 기획재정부에 신청했다. 신공항 재추진과 연계돼 있지 않느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예산확보가 무산되면서 없던 일이 되었다. 정부차원의 신공항 재추진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 같다,

동남권 신공항에 대해 내놓고 반대입장을 보였던 중앙 언론들은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최근 신공항 추진 논의가 다시 시작되자 “백지화된 동남권 신공항 안된다”, “신공항 포퓰리즘의 독배를 또 들려는가”, “신공항 공약경쟁 나라를 거덜 낼 셈인가”라는 사설을 연일 써대고 있다. 시작부터 찬물 끼얹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중앙과 지방의 벽이 참으로 두껍게 여겨지는 대목이다. 신공항 건설이 본격 논의되면 이들이 어떻게 나올지는 뻔하다.

이 모든 것이 과거 판박이다. 정치권, 중앙정부, 지자체, 언론, 시민단체 모두 하는 행태가 과거와 똑같다. 그래서 결론도 훤히 보인다. 지역 간 갈등은 과거보다 더 격할 것이다. 정부는 정치권에 휘둘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것이다. 중앙 언론은 나라 거들 낼 일이라며 반대하고 나설 것이다. 이대로 가면 신공항 건설은 또다시 물거품이 될 것이 자명하다. 신공항 건설의 불씨를 살리고 활활 타오르게 하기 위해서는 과거처럼 해서는 안 된다. 지난 몇 년을 되돌아보면 우리에게 남겨진 가장 소중한 교훈은 바로 이 하나다.

우선 두 가지 걸림돌 제거해야 한다. 하나는 내부의 갈등이고, 다른 하나는 수도권의 견제다. 내부갈등은 신공항 추진의 가장 큰 방해요인이자 반대론자들에게 빌미를 줄 수 있기 때문에 더 중요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치권이 빠져야 한다. 그 다음에 누구나 수긍할 수 있도록 국제적인 항공전문가가 국제공항 기준에 맞춰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입지를 정하면 된다. 관련 지자체도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시민단체나 경제단체도 결과를 무조건 수용하고 조속히 사업이 추진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수도권의 견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편리성, 경제성, 균형발전 차원에서 설득해 나가야 한다. 정치권이나 해당 지자체, 각종 단체가 나서서 해야 할 일은 바로 이 일이다. 동남권 신공항은 반드시 필요하다.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패의 경험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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