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영병의 '대박과 쪽박' 운명
탈영병의 '대박과 쪽박' 운명
  • 경남일보
  • 승인 2012.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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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논설고문)
변절이란 절개를 바꾸는 것, 곧 자기가 심신으로 이미 신념하고 표방했던 자리에서 방향을 바꾸는 것이다. 지조란 순일한 정신을 지키기 위한 불타는 신념이요, 눈물겨운 정성이며, 냉철한 확집(確執)이요, 고귀한 투쟁이기까지 하다. 어느 국문학자는 ‘지조론’에서 “변절은 단순히 ‘절개를 바꾼다’는 의미가 아니라, 개인의 이익을 위해 옳은 신념을 버리는 것”이라 했다. “지조가 없는 지도자는 믿을 수 없고, 믿을 수 없는 지도자는 따를 수 없다”고 했다. 지조를 지키기란 매우 어려운 것으로 부정과 불의 앞에서 타협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을 지키려면 곤욕을 치를 각오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조는 선비의 것으로 창녀에게 지조를 바란다는 것은 옛날에도 없었던 일이지만, 선비와 지도자가 지조가 없다면 인격적으로 창녀와 가릴 바가 무엇이 있겠는가. 대선을 앞두고 단지 권력만을 쫓는, 전형적인 ‘영혼 없는 정상배(政商輩)’가 너무 많았다. 우선 대선 캠프를 맴도는 정치교수가 너무 많았다.

▶지조와 정조를 논한다는 것부터가 오늘에 시대착오의 잠꼬대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대선을 앞두고 벌어진 여야의 영입경쟁이 점입가경이었다. 대선 때마다 겪는 현상이라고는 하지만, 이번 외부인사 수혈은 과거에 비해 훨씬 더 무원칙하고, 즉흥적으로 이뤄졌다는 평가다.

▶대선 주자들이 명망가 영입에 목을 매는 심정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이번 대선처럼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싸움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유권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바로 인재 영입이기 때문이다. 그간 몸 담았던 곳에서 도망 나온 탈영병이 상대쪽으로 간 인사가 많았다. 지조를 버리고 변절한 탈영병을 보고 비애를 느끼는 인사도 있었지만 19일 밤중에 당선자의 윤곽이 드러나면 낙선자는 물론, 탈영병이 ‘대박과 쪽박’의 운명으로 갈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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