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으로 극복하는 네거티브
녹색으로 극복하는 네거티브
  • 경남일보
  • 승인 2012.1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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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만진 (경상대 EU연구소 부소장, 건축학과 교수)
생태건축의 대표적 개념 중 하나는 ‘공생주택’이다. 이는 문자 그대로 이웃, 자연, 지구, 우주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뜻하는 것으로 어쩌면 아주 당연한 것이다. 이 공생주택은 여느 생태주거단지처럼 마당에 녹지와 수 공간을 가지고 있으며 건축물의 벽면, 지붕, 테라스 등에 녹화를 한다. 그래서 도시이지만 마치 시골의 개울가에 와 있어 자연과 어우러져 사는 느낌을 주며 자기 화단을 가꾸고 꾸미는 일도 할 수 있는 즐거움도 제공해 준다. 또한 태양 및 풍력에너지를 생산하고 초 단열 및 자연환기 등의 기법을 이용하여 지구 환경을 배려한 건축을 시행해 거주자의 자긍심을 높여 주기도 한다.

이 외에도 이웃과 더불어 사는 높은 사회적 가치를 구현하기도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사회적 약자인 고령자와 장애인을 위한 무장애 계획을 시행한다. 즉 장애인 주택과 경사로를 설치하며 단지 내의 모든 단 차이를 최소화해 놓고 있다. 또한 환경뿐 아니라 사회적 지속성을 위해 기존의 지형지물, 우량수목, 시설물 등을 가능하면 헐지 않고 그대로 이용한다. 특히 이웃과 함께 어우러져 사는 주민공동체 형성을 위해서 단지의 개방감을 높이고 공지, 공원, 공공녹지 등을 설치해 놓았다. 또한 필요하면 텃밭이나 화단을 인근 주민에게도 제공하여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

한편 그야말로 막바지에 접어든 대통령 선거 양상을 보면 우리 사회에는 공생의 개념이 그리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 쌍방 비방이 과열되어 이제는 극단적 네거티브와 흑색선전으로 치달아 마치 전쟁을 방불케 한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은 정말 ‘이건 아니지 않느냐’는 유행어를 떠오르게 한다.

우리는 좌우 양 진영의 과도한 대립과 갈등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이며, 왕왕 파멸과 전쟁의 불씨가 되었던 역사적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 대표적 시대인 1960년대에는 전 세계가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나뉘어져 극심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었다. 이는 과도한 군비 경쟁의 결과로 나타났고 당시만 해도 인류를 수십 번 멸망시키기에 충분한 양의 핵무기를 보유하게 되었다.

당시에 일어난 베트남전은 이것이 가시적으로 나타난 사례이다. 이는 자본주의를 표명한 미국 및 남베트남 정부와 공산주의자인 ‘베트남 민족해방전선’ 및 북베트남이 연합하여 벌인 전쟁이었다. 이를 통해 남은 것은 사상의 승리가 아니라 다량 살상무기 실험과 죽음뿐이었고 최소 200만 명의 군인과 동일한 숫자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이러한 의미 없는 전쟁에 대한 반성은 전 세계적인 반전운동을 불러일으켰다. 녹색 및 생태운동은 이러한 때에 전쟁과 살상무기를 생산하는 과학기술을 비판하고 인류가 이웃, 환경, 자연과 공존해야 함을 표명한 철학이다.

지금의 대선이 보여주는 양극화 현상은 우리 사회와 국가에 이익보다는 불필요한 상처와 분열만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점에서 큰 우려를 자아내게 한다. 사실 오차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두 후보 진영은 정치적 공생자가 아니라 마치 철천지원수라도 된 듯하다.

우스운 것은 양 진영의 공약이나 정책을 살펴보면 사실상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이는 오늘날에는 좌파니 우파니 하는 개념차이의 효력이 많이 상실되었기 때문에 오는 당연한 결과이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양 진영이 마치 베트남 전쟁을 치르는 것처럼 으르렁거리고 있다. 말로는 화합과 통합을 강조하는 정치가 국민을 이처럼 갈라놓고 있는 것이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어쩌면 잘못된 것은 정치가 아니라 분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모습과 삶이 정치에서 투영되어 단적으로 나타난 것은 아닐까 라고도 생각해 본다.

이제 이웃과 심지어 정적과도 공존하고 공생해 나가는 생태건축의 지혜를 배워 볼 때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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