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8.여론조사와 출구조사
178.여론조사와 출구조사
  • 경남일보
  • 승인 2012.1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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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수의 생활 속 수학이야기
옛날 어느 마을에 재동이라는 아이가 살았다. 재동이는 말썽꾸러기이지만 매우 영리하였다. 하루는 재동이가 장난을 치다가 아버지가 귀하게 여기는 물건을 깨뜨리고 말았다. 아들은 아버지께 잘못을 고하고 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겠다고 말씀드렸다. 아버지는 아들이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하자 크게 나무랄 수는 없었다. 한참 생각하다가 아버지는 머슴을 시켜 창고에서 콩 한가마니를 가져오게 하였다.

“재동아. 이 가마니에 들어 있는 콩알을 모두 세어 몇 개가 들어 있는지 이틀 안에 알아보아라” 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동이는 방에서 나오자마자 동네 아이들과 산으로 들로 어울러 다니며 예전과 같이 뛰어 놀았다. 어머니가 걱정을 하자 “염려 마세요. 어머니, 콩 한 가마니는 금방 셀 수가 있습니다” 하고 이틀 내내 놀다가 들어와서 자고서는 해가 저물 무렵 일어나 머슴에게 됫박을 하나 가져오라고 하였다. 됫박에 콩을 가득 넣고 몇 개인지 세었다. 얼마 걸리지 않아 9115개인지 알 수가 있었다. 재동이는 머슴에게 콩 한 가마니가 모두 몇 됫박이 되는지 재어 보라고 시켰다. “132됫박하고 조금 남는군요”라고 머슴이 말했다. “9115에 132를 곱해서 나머지를 더하면 백이십만 육천오백 알이군.”

재동이는 어떤 방법으로 계산하였는지 부모님께 설명하였다. “허허, 그런 방법으로 세었다면 맞겠지만 정확한 것은 아니고 대충 맞는 거야. 너는 콩알 개수가 몇 개쯤 틀렸다고 생각하니.”, “예 됫박 속에 든 콩알의 개수가 다르니 대략 천 개 정도는 틀렸을 것입니다” 라고 말했다. 이와 같이 완전히는 아니어도 통계를 내어볼 때 맞아떨어질 가능성이 많은 귀납추리를 통계적 귀납추리라고 한다. 됫박의 콩알을 세어 가마니 속의 수를 추리하였다. 따라서 이 추리가 천 개 정도 틀릴 가능성이 얼마인지도 생각해봐야 한다.

대통령 선거로 여론조사를 많이 하였다.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할 때 신뢰도를 바탕으로 오차범위를 나타낸다. 여론조사 기관은 올바른 방법으로 정확한 조사를 하여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지난 서울시장 선거에서 당선결과를 예측하는 많은 여론조사가 실시되었다. 결과를 참고하여 선거전략을 세우기도 하고 위기의식을 느낀 선거캠프에서는 새로운 정책을 급히 만들기도 하였다. 선거 기간 중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500명, 800명, 1000명 정도로 조사를 하였다. 조사 방법에 대해 많은 이견이 있어 결과에 따라 조사방법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선거 당일 방송 3사에서 1만2000명을 대상으로 출구조사를 하여 54.4% 대 45.2%로 예측하였지만 결과는 53.4% 대 46.2%로 나타났다. 방송 3사가 많은 지역에서 많은 수가 참가하여 오차범위 내의 결과가 나왔지만 1% 오차를 표로 계산하면 약 2만 표나 된다.

우리나라도 선거 기간 중에 정확한 보도와 여론조사 그리고 출구조사를 독자적으로 발표할 수 있는 자신 있는 방송사가 생긴다면 훌륭한 대통령은 자동적으로 뽑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김용수·김용수수학학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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