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의 역학이야기> 우연의 일치
<이준의 역학이야기> 우연의 일치
  • 경남일보
  • 승인 2012.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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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학(numerology)
18대 대통령 선거 후 여러 우스갯소리가 떠돈다. 5·16군사정변(혁명이냐 쿠데타냐의 논란이 있음)으로부터 파생된 숫자 및 이름의 우연한 유사성에 근거한 소리들이다. 박정희 대통령은 1961년 5월 16일에 집권하여 1979년 10월 26일 서거하면서 거의 18년 5개월 16일 정도 권력을 행사하였다. 박정희 대통령 서거 이후 18년 5개월 16일 정도가 지난 이후 박근혜는 1998년 4월 2일 대구 달성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되어 정치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그리고 박근혜는 5·16 이후 51년 6개월이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에서 51.6%의 득표로써 대통령에 당선되어 정권을 잡았다. 박정희 대통령은 18년 동안 집권했고, 박근혜는 18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또한 육영수 여사는 문세광의 총탄에 숨졌고, 박근혜 당선자는 문재인 후보를 투표로써 이겼다. 아이러니하게도 박정희의 이름과 같은 통합진보당 이정희의 역설적 효과가 오히려 50대 이후의 우국충정 세대들을 결집시켜 투표장으로 나가게 하였다. “중앙일보, jTBC와 대선 여론조사를 실시해온 리얼미터(대표 이택수)에서 지난 20일 ‘보수 표심 결집’ 원인을 조사한 결과 ‘이정희 후보의 공격적 TV토론 태도’가 31.0%로 가장 높았다(오마이뉴스)”고 한다. 박정희가 이정희의 입으로 부활하여 역설적 방법으로 득표활동에 도움을 주었다.

이런 기묘한 우연의 일치에 공통된 숫자는 18, 5, 16이다. 이를 합하면 39수가 되어 안태격(安泰格) 복록운(福祿運)이 된다. 이를 개별적 수로 분철하여 합하면 1 8 5 1 6=21이 되어 21세기의 두령격(頭領格) 자립운(自立運)이 되며, 2 1=3이 되어 3수 명예격(名譽格) 발전운(發展運)이 된다. 박근혜 대통령 집권 3년차 2015년이면 괄목할 만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물론 3 9=12는 유약격(幼弱格) 고수운(孤愁運)으로 고독하고 유약한 역경에 처해질 수도 있고, 이를 극복하여야 할 책무가 박근혜 당선인의 몫으로 주어져 있다. 그리고 39수와 21수는 결혼한 여성에게는 바람직하지 못한 수이지만, 결혼하지 않은 사회적 활동을 하는 여성에게는 대단한 힘을 발휘토록 하는 수이다.

얼토당토않은 다소 황당한 말로 보이지만 이런 식으로 세상의 현상과 현상의 이면에서 규칙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수리(數理)를 찾아내어 활용하려는 방식이 수비학(數秕術·numerology)이다. 수비학에는 칼데아, 피타고라스, 카발라의 게마트리아 수비학이 있다. 하지만 보통 수비학의 원조 또는 발흥자를 말할 때는 피타고라스 정리로 유명한 피타고라스(Pythagoras)를 말한다. 그는 늘 우주의 운행뿐만 아니라 인간사를 비롯한 이 세상의 모든 현상 이면에는 일정한 수리적 규칙이 작용하고 있다고 굳게 믿으며, 이를 찾아 증명하기 위하여 일생을 바쳤다. 그는 “숫자들이란 무한에 경계를 짓는 것이며, 사물의 참된 본성을 구성한다. 그리고 모든 개념들은 숫자로 표현될 수 있다”라고 하였다. 나아가 그는 1부터 9까지 숫자들의 속성과 관계를 묘사하였다. 특히 그는 완전한 포용성을 지닌다고 할 10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현대과학문명도 기하학의 발달에 근거하고 있으며, 이 기하학의 탄탄한 기초를 마련한 이가 바로 피타고라스이다. 피타고라스 학파의 이런 사고방식은 1천년도 넘는 시간을 지나 중세의 신비주의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또 피타고라스의 이런 인식과 궤를 같이하여 자연 속에서 수의 패턴과 원리를 발견하여 상당히 설득력 있게 저술한 것으로 ‘자연의 수학적 법칙’(이언 스튜어트, 김동광 옮김, 동아출판)이라는 책도 있다. 이런 관점으로라면 자연과학의 법칙을 수학적 공식으로 표현하려는 자연과학자들이나 드러나고 있는 모든 사회현상을 애써 수학적 함수로 표현하려는 사회학자들도 모두 수비학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수학적 의미를 실험실이나 연구실에서 발표하면 과학이라 추켜세우고 학자라고 널리 인정하여 주지만, 개인의 길흉에 관한 운명이나 나라의 미래에 대한 예언을 하면 황당무계한 소리에 불과하고 미신에 지나지 않는다고 코웃음 치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또 어떤 수비적 내용일까? 수비학의 기본원리는 태어난 생년월일시의 숫자, 자기이름의 획수, 자주 쓰는 전화번호, 주민등록번호, 무의식적으로 즐겨 쓰는 숫자, 비밀번호,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전 생애에 걸쳐서 우연한 일치로 자주 등장하는 숫자 등에 포커스를 두고 이런 숫자의 조합으로써 행운을 판단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이 행운의 숫자이다. 행운의 숫자는 일생동안 고정된 것도 있고, 시시때때로 변하는 것도 있다. 하여 세상사 어렵고 힘겨울 때 좋아하는 행운의 숫자를 선택하여 즐겨 쓰면서 스스로를 위로하는 것도 하나의 방편일 수 있겠다. 동지가 지났으니 계사년은 시작되었지만 아직 운기가 도는 것은 아니다. 2012년 종(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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