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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에게 바라는 고등교육정책이찬규 (창원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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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2.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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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우리나라의 향후 5년을 이끌어 나갈 대통령 당선인으로 결정됐다. 근래 유래 없었던 75.8%라는 투표율에서 볼 수 있듯이 이번 선거는 온 국민의 관심이 뜨거웠던 축제의 한마당이었다고 하겠다. 평론가들의 다양한 의견을 종합해보면 이번 대선은 과거에 비해 비교적 큰 갈등이 없이 치러졌다는 것과, 새로운 정치와 변화를 열망하는 국민의 의견이 반영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이번 선거과정에서 고등교육에 관련된 정책은 크게 반값 등록금, 대입전형 단순화, 대학 서열화 완화, 지역대학 육성, 국립대학 특성화 등이 주요 이슈가 됐다. 이제 두 달간의 인수 과정을 거친 후 새로 출범할 새 정부에게 지역국립대학의 총장으로서 교육정책에 대한 몇 가지 부탁을 드리고자 한다.

선거과정에서 제시된 교육분야의 공약 중에는 충분히 숙성되지 않은 정책들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고 함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장관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제도의 도입으로 많은 혼란이 있어 왔다. 예를 들어 현재 대학입학전형제도가 수천가지에 달하게 된 직접적 이유는 과거 정부에서 전형제도를 다양화시킨 대학에 대해 정부의 재정지원을 했기 때문이다. 어느 날 갑자기 다양한 전형을 도입하면 인센티브를 주더니 몇 년 지나지 않아 갑자기 전형방법을 단순화시키면 인센티브를 주는 것으로 정책이 바뀌는 것이 우리 교육정책의 현실이다.

이번 선거과정을 통해 국민적 합의가 이루어진 것의 하나는 반값 등록금으로 대표되는 고등교육의 공공성 확대다. 물론 고등교육이 의무교육인가 아니면 수혜자 부담이 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일부 이견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고등교육도 국가에서 책임을 진다는 것에 대해 반대할 국민은 없다. 새 정부의 반값등록금 정책은 ‘소득연계 맞춤형 국가장학금 제도’다. 하지만 올해 처음 도입된 국가장학금제도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소득분위의 공정성에 대한 논란이 불거져 나왔다. 즉 유리지갑이라고 일컬어지는 근로소득자의 수입은 완전히 노출된 반면에 오히려 소득이 많은 개인사업자들의 정보가 정확하지가 않아서 학생들 사이에 공정성 논란이 많았다. 따라서 소득분위별 장학금 차등지원 정책이 유지되려면 가계소득에 대한 명확한 기준설정과 숨겨진 가계소득을 찾아내는 조세정의 실천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새 정부에게 바라는 것은 시대가 변하고 정권이 바뀌어도 유지될 수 있는 고등교육의 큰 그림을 그려달라는 것이다.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를 눈앞에 두고 있고, 대학 졸업장이 없이도 좋은 직장에 취직할 수 있도록 사회 구조를 개선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국·공립과 사립, 수도권과 지방이라는 두개의 틀로 구분된 우리나라의 대학구조를 개편해야 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명제다. 따라서 차기 정부에서는 고등교육의 공공부문 비율을 최소한 얼마 이상으로 확대하고, 이를 위해 지역국립대학을 어떠한 방식으로 육성할 것인지, 이 과정에서 도태될 사립대학의 퇴로를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 주길 기대한다.

한 나라의 고등교육은 국가경영의 중심에 서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중등 교육의 문제점은 고등교육으로부터 기인하고, 고등교육의 부실은 과학기술의 발전과 국가산업·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또한 고등교육기관의 수도권 집중과 심각한 서열화는 학연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고 국토균형발전을 저해하여 국민을 불행하게 만든다.

박근혜 차기 대통령은 당선이 확정된 직후 “민생 대통령,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 국민통합의 대통령”이 될 것임을 강조했다. 또한 “새로운 변화와 개혁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우리나라의 고등교육도 변화와 개혁의 대상임은 부인할 수 없다. 다만 숙성되지 않은 실행정책을 시간에 쫓겨서 내놓는 우를 범하지 말아달라고 간곡히 부탁드린다. 교육현장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충분히 검토해 백년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이삼십년 이상 유지될 수 있는 정책을 펼쳐 주길 기대한다. 교육은 실험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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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규 창원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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