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 농사짓는 딸기 수경재배
서서 농사짓는 딸기 수경재배
  • 경남일보
  • 승인 2013.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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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이야기]손길만 박사
50여년전에 현재의 진주시 공단로타리 근처에 우리집 복숭아과수원이 있었다. 과수원 아래에는 딸기를 심고 딸기 위에는 짚을 깔아 딸기농사를 지었다. 짚을 깔아 놓았으니 들쥐들의 서식지가 되었고, 맛있는 딸기는 쥐들의 좋은 먹이가 되는 것을 본 기억이 생생하다. 네덜란드에 가서 본 노지딸기에 짚을 깔아 재배하는 모습과 어릴적 그 기억을 상기해보니 딸기(strawberry)와 짚(straw)은 큰 연관이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옛날 어느 효자가 병든 어머니를 위해서 눈덮힌 산속에서 구해왔다는 딸기는 산딸기, 멍석딸기와 같은 야생종이고, 지금 우리가 먹고 있는 딸기는 양딸기이다. 양딸기는 남미 칠레의 야생 딸기와 북미 버지니아의 토종 딸기를 영국의 육종가에 의해 교배되어 만들어진 원예종이다. 요즈음 늦은 봄에나 먹던 양딸기가 한겨울에도 나오고 정작 제철에 나오던 노지 딸기는 구경조차 쉽지 않다.

한 알의 딸기가 익어서 우리 입으로 들어오기까지 육묘부터 수확까지 14개월이나 소요된다. 기계화 작업이 어려우며, 작물의 키가 작기 때문에 허리를 굽혀서 수확해야 하므로 농부의 근골격계에 부담을 많이 주어 기피농업에 속한다. 이는 고령화, 여성화 등 농업 전체가 안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와 결부되어 심각성이 가중된다. 최근 재배기술과 육종의 발달로 딸기의 생산량은 크게 증가하였지만, 수확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재배농가의 육체적 피로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최근 허리를 굽히지 않고도 딸기재배가 가능한 수경재배 기술(침대딸기, 고설식 딸기)이 도입되었다. 지면에서 1m 높이에 설치한 철재 구조물위에 일명 침대(bed)라 불리는 재배용기를 얻고, 딸기 모종을 심은 뒤 호스를 통해 영양분을 공급하면서 재배하는 방식이다. 이 재배방법은 딸기가 공중에 주렁주렁 열리게 되니, 허리를 굽히지 않고 서서 수확을 할 수 있게 되어 농작업으로 인해 농업인들에게 발생되는 각종 질환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높은 곳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토양에서 발생하는 전염병이 차단됨으로써 농약방제 횟수를 줄일 수 있고, 일반 딸기 재배 방식에 비해 40~50% 생산량 증대를 가져오는 친환경 재배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다.

하지만 초기 시설비가 토양재배 방법에 비해 3.3㎡(1평)당 7만원 정도가 더 든다. 우리나라 딸기수경재배는 2002년부터 농가에 보급되기 시작하여 현재 지자체의 지원사업에 힘입어 약 240ha까지 증가했다. 아직 우리나라에 적합한 수경재배시스템 및 양액관리기술 등 해결해야 될 과제가 많이 남아 있지만 이들은 악성노동 경감과 생산성 향상, 시간적으로도 여유가 생기는 재배기술 확립에는 필요 불가결한 과제이다. 특히 딸기농사에 젊은 생산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노동생산성을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수경재배는 계속 확대될 것으로 본다./경상남도농업기술원 수출농식품연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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