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 효과
부메랑 효과
  • 한용
  • 승인 2013.0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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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 기자
부메랑 효과. 어떤 계획이나 행위가 원래 의도한 목적을 벗어나 계획 입안자 또는 행위자 측에 불리한 결과를 초래케 하는 것을 이른다. 이런 효과는 우리 사회에서 종종 일어난다. 그래서 국가 또는 지방정부의 정책을 입안하는 위정자들은 집행에 앞서 논리의 근거로 어떤 조건이나 전제를 세워보고 예견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들여다본 연후에나 비로소 확정하고 시행에 돌입한다.

구더기 무서워서 장을 담그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구더기를 무시하고 장을 담가서도 아니 되기에 장을 담그기에 앞서 고민을 하는 것이야말로 당연한 일인 것이다. 하물며 나랏일이야 오죽이나 하겠는가. 그런데 최근 그 큰 나랏일 이후에 ‘부메랑 효과’란 놈이 판을 치고 있으니 숨이 턱턱 막힌다.

오늘 기자는 4대강 사업을 두고 ‘국민적 합의’가 전제된 사업이 아니라고 비판하지 않겠다. 예산 22조 중 9조가 ‘눈먼 돈’이라는 비난도 하지 않겠다. 부실과 부당함으로 일관하는 ‘재앙적 사업’이라는 조롱도 하지 않겠다. 4대강 인근 주민의 기생충 감염률이 7배나 급증했다고 지적하면서 비하하지도 않겠다.

다만 김해지역에 사는 민초들이 4대강 사업 이후 곤란을 겪는 모습을 보면서 이러한 ‘부메랑 효과’가 빨리 사라지도록 위정자들이 힘써 주길 기대할 뿐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2%에서 3개월 만에 2.8%로 하향 조정했다고 최근 밝혔다. 경기가 어려울 모양이다. 그래도 민초들은 봄이 되면 막노동 일이라도 생길 거란 기대에 희망을 건다. 언제나 새봄이 되면 집을 짓든 다리를 놓든 도로를 만들든 일자리가 늘었으니 말이다.

그러나 골재가 없단다. 4대강 사업 이후 전국 어디에나 모래가 귀하다. 예견된 현상이다. 기본적인 건설자재 수급상황이 이 모양이니 따뜻한 봄을 기대하지만 일자리는 여전히 희망적이질 못하다.

4대강에 집중한 예산 때문에 중앙이든 광역정부든 돈이 없단다. 국지도 60호선 창원 의창~김해 생림 구간은 착공 7년이 지났지만 공정률은 10.5%에 머문다. 그나마 땅뙈기라도 조금 있어 무엇을 해볼라던 민초는 도로공사 고시 후 어떤 행위도 할 수 없다. 보상도 지지부진이다. 이쯤 되면 길바닥이 나 앉을 판이다. 재산권이 침해당했다고 호소하지만 돌아오는 메아리는 공허하다.

민초들의 희망을 짓밟은 4대강 후폭풍은 지금 이쯤에서 멈추어야 한다. 해서 위정자들에게 이른다. 부메랑 효과(Boomerang Effect), “제발 멈추어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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